![]() |
||
이명박정부 당시 'MB맨'으로 불렸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20일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해당 의혹과 관련, "이 전 대통령은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그런 사안까지 국정 최고책임자가 다 일일이 알고 대응하거나 지시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관련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말이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그렇다"고 재차 확인했다.
이동관 전 수석의 이 같은 발언은 박근혜정부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전 정권에서 일어난 일'로 규정한 데 대한 반감이 묻어 있다. 그래서 '이 전 대통령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전 수석의 이 같은 발언은 맞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맞다.
즉 최근 정치권의 핫이슈로 떠오른 국가기관대선개입 의혹은 한마디로 난센스라는 것이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관계없는 일’이라는 의미는 정권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것이 아님을 뜻하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국방부가 최근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자체 수사결과 발표와 다르지 않다.
군 조사본부는 이 문제에 대해 2개월 여에 걸쳐 철저한 수사를 해왔다. 심리전단 요원은 물론 지휘 관련자를 모두 소환해 조사했고 동원 가능한 모든 수사기법을 동원했다고 한다. 수사 대상 시기도 사이버 사령부 창설될 때부터 수사 개시 때까지 이뤄졌다. 물론 대선시기도 포함됐다. 그만큼 철저한 수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공무원 신분을 가진 특정 몇몇이 자신의 대선후보 호불호에 따라 정치적은 글을 올린 사실을 발견하고 그들을 기소했다.
정권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 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의 말과 다르지 않은 결과다.
그런데도 제1 야당인 민주당은 아우성이다.
군 조사본부 수사결과, 공무원 개개인의 정치개입 댓글은 있었지만 조직적인 대선개입은 아니라고 발표한 것을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면서 특검론을 들로 나선 것이다.
실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역사에 죄지은 자들은 꼬리를 자른다고 몸통이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특검을 통해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역설적으로 왜 특검만이 해답인지를 말해주고 있다"고 특검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정보원과 청와대의 연계성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며 “관련자 모두가 개인적 일탈이었다는 황당한 수사 결과는 국민에 모욕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정말 국민들이 군 수사결과 발표를 황당하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다. 어쩌면 공무원 개개인의 정치개입 댓글은 있었지만 조직적인 대선개입은 아니라는 뜻을 왜곡, 해석하는 민주당에 대해 더 황당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의 특검 주장은 편향된 가설을 전제로 한 일방적인 의혹 확산에 불과하다"며 "아니면 말고 식 무작정 의혹 퍼트리기는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겠는가.
사실 이 문제는 아직 완전히 매듭 된 것도 아니다.
앞으로 중간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군 검찰과 수사본부가 계속해서 수사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삭제 게시글을 복원하고 추적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조용히 그 결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중간수사 발표에 대해 "국민을 우롱하는 노골적인 몸통 면죄부였다"거나 "몸통은 고사하고 깃털조차 뽑지 못하고 오히려 깃털을 달래느라 급급했던 달래기 수사"라고 비난하는 것은 수사기관에 대한 압력으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공격하는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실제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8%에 불과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41%로 취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음을 부각시키려 했다.
그러나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어떻게 나왔는가.
새누리당(35%) 지지율의 1/3 수준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10%에 불과하고, 아직 창당조차 안한 ‘안철수 신당’(32%)과 비교해도 훨씬 뒤처지고 있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혹시 박근혜정부를 탓하기에 앞서 먼저 민주당 스스로 반성할 대목이 많다는 것을 국민들이 지적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