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vs. 박원순 vs. 안철수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1-23 15: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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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오는 6.4 지방선거가 어쩌면 여야 차기대권주자들의 전초전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민주당 박원순 시장, 신당 안철수 의원이 맞붙는 ‘별들의 전쟁’이 성사될 가능성을 완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경우를 보자.

그는 최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대권주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그동안 선두를 지켜왔던 김무성 의원까지 모두 제쳤다. 사실상 여권의 대표적인 대권주자로 떠오른 것이다.

그런 그가 서울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사실 정 의원은 그동안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피력해 왔다.

하지만 지방선거 사령탑인 홍문종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 의원을 만나 시장출마를 공식 요청했고,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오는 23일 미국을 다녀온 후 답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출마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김무성 의원도 2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몽준 의원에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따라서 정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민주당의 박원순 시장은 어떤가.

그 역시 민주당 내에서 문재인 의원, 손학규 상임고문 등과 함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다.

아직까지는 민주당 내에서 박 시장에 필적할만한 서울시장 후보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일각에서 자천타천으로 신계륜·추미애·박영선 의원 등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으나 그다지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이 서울시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박 시장을 적극 밀어야 한다는 ‘박원순 추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따라서 그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될 가능성은 현재 상황대로라면 9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면,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 의원은 어떤가.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다. 문제는 그가 서울시장 출마 결단을 내릴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일부 언론은 윤여준 새정추 의장이 최근 안 의원을 만나 “지금 서울시장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안 의원이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그런 말씀 나눈 적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다”며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새정추 내부에서는 여전히 ‘최후의 상황’임을 전제로 안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즉 새정추가 서울시장 후보감을 고르고 있지만, 마땅한 후보를 고르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 안 의원이 직접 출마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윤 의장은 “(안철수 의원의) 출마 여부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우선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계안 공동위원장 역시 “국민의 목소리가 그러면 안철수 의원이 (출마 요구에)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안 의원도 (자신을) 다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밝혔다.

즉 안 의원이 직접 신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만일 이들이 동시에 출마할 경우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이 전쟁에서의 승자(勝者)는 그가 누구든 단숨에 유력한 차기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성적표가 나쁠 경우 차기 대선 행보에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어쩌면 대권포기를 선언해야하는 막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따르게 되는 것이다.

즉 서울시장 선거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는 매우 흥미 있는 싸움이 되겠지만, 무대에 오르는 당사자들은 자신의 정치운명을 걸고 혈투를 벌여야 한다는 뜻이다.

어차피 박원순 시장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출마하게 될 것이고, 정몽준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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