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 무공천 논란으로 파국 맞나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4-06 12: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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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재검토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음에도 ‘무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다 한 지붕 두 집 살림도 머잖아 파국을 맞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6일 "기초 무공천은 '약속을 지켰다'는 안철수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3000명의 후보의 희생을 강요하는 반민주적 리더십"이라며 전당원투표로 (무공천)철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초공천을 하지 않는 것은 당원들의 민주적 의사절차를 거치지 않은 양 대표의 합당협약이었다"며 "민주주의는 결과도 좋아야 하지만 절차를 잃으면 승복이 어렵다. 그래서 이제라도 새정치민주연합 전당원투표로 최종 입장을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전당원 투표를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안철수 공동대표를 겨냥, "당 대표의 스타일을 구기지 않기 위해 3000군사를 사지로 내모는 것은 옳지 않다. 일종의 명분살인"이라며 "광역단체장을 살리기 위해 기초를 죽인다면 광역후보도 죽는다. 당원들의 의사를 짓밟고 당 대표인들 온전하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결국 기초공천폐지 공약은 못 지키면서 우리만 무공천으로 3000여기초후보들을 죽이고 안 대표의 명분만 살리는 것이 새정치인가"라며 "혹시 안철수의 새정치가 아니라 '안철수의 내정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당 지도부 일원인 신경민 최고위원도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무공천에 대해 한 번도 찬성해본 적이 없다"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최고위원들이 무공천에 찬성했지만 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공천에 대한 전당원투표는 제도로서 무공천에 대해 물었던 것이고, (여당과)함께 무공천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지 홀로 무공천을 상정한 건 아니다"라면서 "무공천 약속은 여당이 깨고 청와대가 침묵함으로써 이미 깨진 거다. 지킬 수도 없고 지킬 필요도 없어진 약속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각각 후보를 냈더라면 필패했을 것이고 통합 전 민주당 지지율은 10%대에 불과하지 않았느냐"며 "지금 와서 기초공천 폐지를 철회한다면 과연 광역선거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겠냐"고 반문하는 것으로 ‘무공천 강행’의지를 거듭 표명했음에도 이런 불만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방선거를 통해 어떤 것을 실천하고 다짐할 것인지 소개해야 할 시기에 이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며 "이 문제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지 않나 우려된다"고 지적했겠는가.

지금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를 둘러싼 새정치연합의 내부 갈등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임기 1년인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책임론에 휩싸여 중도사퇴하게 될 것이고 당은 사분오열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공약했던 문재인 의원이 최근 스스로 무공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그런 사태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문 의원은 지난 달 24일 “상대방인 새누리당에서 게임의 룰을 바꾸려는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민주당만 무공천을 할 경우 일방적인 선거 결과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패배할 경우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경고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 경쟁자인 안철수 대표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포함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기초단체장 무공천’이 신당 창당에 가장 큰 명분이었다며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의원 등 친노 강경파와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 등 온건 비주류가 갈등을 빚게 될 것이고, 결국 양측이 결별수순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양측 모두 문재인, 안철수라는 확실한 대권주자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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