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경기도지사 경선룰 변경 우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4-11 17: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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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경기도지사 경선룰을 바꾼다고 한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경기도 전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경선방식을 채택했었다.

그런데 지난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갑자기 무당파와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제외하고 새정치연합 지지자들만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룰을 변경하고 말았다.
아마도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의 요구를 당이 외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런데 이건 정말 웃기는 이야기다.

우선 공당의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국민과 당원에게 발표했던 내용을 특정후보가 유불리를 따져 이의를 제기한 내용을 번복하는 것 자체가 우습거니와 그 결과 역시 ‘패배’가 빤히 예견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물론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상대당인 새누리당보다 월등히 높으면, 그런 룰을 정할 수도 있다. 정당 지지자들의 표만 받아도 충분히 당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새정치연합 지지율을 보면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실제 <한국갤럽>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전 주보다 1%p 높아진 44%로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전 주보다 1%p 낮아진 26%에 머물러 양당의 격차는 18%p로 더욱 벌어졌다.

특별히 수도권 지역만 따로 데어놓고 보더라도 새누리 40%, 새정치연합 27%로 양당의 격차는 13%p이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7~10일 동안 전국 성인 1천20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 응답률은 17%이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의 표를 100% 모두 다 받는다고 해도 결코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뜻이다.

정당 지지율이 20%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그 정당 소속후보가 승리하려면 무당층과 다른 정당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 와야만 한다. 이건 상식이다.

즉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 후보보다 상대당 지지자들을 흡수할 수 있는 ‘표의 확장성’이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고작 20%대의 지지를 받는 정당에서 ‘역선택’을 우려하며 무당층과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제외시킨다니 얼마나 웃기는 이야기인가.

사실 ‘역선택’을 우려해야 할 정당은 월등히 높은 지지를 받는 새누리당이지, 새정치연합은 아니다.
실제 새누리당 지지자들 가운데서 새정치연합 후보 중에서 보수성향의 김진표 후보가 되면 그 사람을 지지하겠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로인해 여론조사를 실시해보면 그는 새정치연합 3명의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물론 그의 성향이 3명의 후보 가운데서는 가장 보수적이다보니, 진보 성향의 새정치연합 지지자들로부터는 덜 환영받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100%로 다 끌어 와도 도저히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건 이미 각종 여론조사로 증명된 마당 아닌가.

그래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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