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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은 28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중단했던 경선일정을 재개했다.
그런데 야당의 전통 텃밭인 호남지역은 제외다.
실제 새정치연합은 29일 부산을 시작으로 30일 경남, 다음 달 11일 경기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를 예정이지만 광주, 전남, 전북의 경선일정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장 예비후보 이용섭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중앙당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당의 공천관리위원회에 물어봐도 ‘두 분 대표의 뜻’이라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 김한길ㆍ안철수 두 공동대표는 왜 호남 경선일정을 재개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혹시 호남지역에 대해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전략 공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실제 호남지역에서는 '전략 공천'이라 쓰고 '안철수 사람 심기'라고 읽는다는 불만의 소리가 파다하다.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결과적으로 무공천을 고집했던 안철수 대표가 5대5 지분을 지키기 위해 전략공천을 고집하고 있는 셈이다. 과연 그런 모습을 새정치라고 할 수 있을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6.4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새정치연합의 여성전략공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새정치연합 공천심사위원회는 세월호 침몰로 인해 온 국민이 비탄에 빠져있는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천과 관련해 파열음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미명하에 여성전략공천을 실시하지 않으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그것이다.
사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사고 직전만 해도 '지방선거 개혁공천 TF(태스크포스)'(위원장 노웅래 사무총장)를 구성하고 여성배려 등 혁신 공천지침을 마련해 각 시ㆍ도당위원장들에게 전달하는 등 ‘여성공천’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었다.
이계안·오영식 서울시당 공동위원장과 이목희 서울시당 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당은 여성, 장애인, 청년 등 사회적 소수자와 새터민, 국가유공자 등을 배려한 공천 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라며 ‘여성배려’ 의사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은 당헌에 ‘공직선거 지역구선거 후보자 여성추천 30%’ 조항을 두고 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는 여성 예비후보들을 위한 배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개혁공천 의지가 새누리당보다도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여당인 새누리당은 일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초자치단체장 여성후보로 서울 3곳과 경기 2곳, 부산 1곳, 대구 1곳 등 모두 7개 지역의 후보를 확정하는 등 개혁 공천의지를 관철시킨 바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종로·용산·서초 등의 지역에 여성구청장 후보를 확정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어떤가. 양천구의 김수영 후보와 광진구의 전혜숙 후보 등 경쟁력 있는 유력 구청장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배려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되레 새정치연합은 당헌에 ‘여성추천 30%’ 조항을 두고 있지만 예외조항 등을 이유로 여성후보 공천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이런 모습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그렇다.
전라남도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28일 공개한 4월 넷째 주(21~25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61주차 지지율은 57.9%로 전주보다 6.8%p 하락했다. 덩달아 새누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1주일 전보다 4.7%p 하락해 48.7%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겨우 1.2%p 오른 28.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5.8%였다.
이 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비록 새누리당이 싫어졌지만 그렇다고 새정치연합을 믿고 표를 줄 마음은 없다는 뜻 아니겠는가.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같은 현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만지작거리는 ‘호남 전략공천’ 카드를 폐기하고, 당초 약속대로 정해진 룰에 따라 경선을 치러야 할 것이다. 특히 여성전략 공천에 대해 당 지도부는 ‘여성추천 30%’ 조항을 지키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야 할 것이다.
만일 여성을 기초의원 비례대표에 공천하는 것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것은 되레 여성의 역할을 기초의원에 국한하는 것으로 비춰져 사실상 여성을 비하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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