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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재투입됐던 다이빙 벨이 1일 오전 구조 수색 작업 현장에서 아무런 성과 없이 철수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JTBC 연출, 이종인 주연의 '다이빙벨 띄우기 연극'이 지나쳤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JTBC '뉴스9'의 손석희 앵커는 지난 18일 과거 "천안함은 폭침이 아니라 좌초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해 물의를 일으켰던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그 때 이종인 대표는 “일명 '물 속 엘리베이터'로 불리는 다이빙벨은 2000년에 제작됐는데,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 정도 연속 작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수평 이동을 하면 어떤 조류의 영향도 거의 안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장 다이빙벨을 사용할 수는 없다. 구조작업 체계에는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민간인이 끼어들어 지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즉 자신이 조류 영향 없이 물속에서 20시간 연속 작업할 수 있는 대단한 기술을 가졌는데, 해경이 구조작업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구조작업을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내용이 방송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다이빙벨을 ‘희망의 아이콘’으로 생각하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종인 대표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빠른 유속으로 인해 잠수부들의 투입이 지연될 때마다 가족들은 다이빙벨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리고 다이빙벨을 투입하지 않는 구조작업을 강력성토하기도 했다.
급기야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24일 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에워싸고 '다이빙벨의 투입'과 ‘민간 잠수사 대폭 투입’을 요구했다.
결국 그들의 간절한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던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해경구조활동에 지장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100여명의 가족들의 지켜보는 가운데 이종인 대표에게 다이빙벨의 투입을 요청하고 말았다. 물론 이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수락했다. 그 순간 실의에 빠져 있던 가족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차주홍 한국산업잠수기술인협회장은 “유속이 약한 바다에서 모선을 고정한 뒤 설치할 수 있는 다이빙벨을 유속이 빠른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실종자 가족들의 실망이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감압챔버 전문가인 주진수씨는 “감압의 기본을 안다면 다이빙벨이 20시간 이상 연속해서 잠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금방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이빙벨은 지난 29일 오전 11시30분께 관매도 인근에서 수심 2m 지점까지 투입 연습을 마친 뒤 사고 해역으로 옮겨져 이튿날까지 수차례 투입이 시도됐으나 줄이 끊어지는 등 실패를 반복했다.
가까스로 1일 새벽에 최대 20여m 지점까지 투입돼 잠수부 2명이 작업을 했으나 불과 20여분만에 올라오고 말았다. 물론 실종자 발견에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도 다이빙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당시 '다이빙 벨'이 구조 현장에 투입될 때 실종자 가족도 동행했다.
현장에 다녀온 실종자 가족은 '다이빙 벨'이 구조 작업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시간만 지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잠수요원 3명이 선체 진입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2명이 호스를 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작업할 수 있는 요원은 1명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일째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이 대표에게 '더 이상 기회를 줘선 곤란하다'는 여론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 인터넷 상에는 ‘구조작업을 하러 간 거냐? 다이빙벨 실험을 하러 간 거냐?’, ‘어떤 사람은 해경이 바다를 심하게 흔들어서 줄이 꼬였다는 사람도 있군요. 아무튼 이런 허접한 작자들 때문에 구조작업이 엉망이 되었습니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 방송의 검증되지 않은 무책임한 보도로 인해 구조작업이 수일째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됐고, 결국 실종자가족들에게는 실망만 안겨주었을 뿐이다.
앞서 종합편성채널 MBN도 지난 18일 민간 잠수부 행세를 한 홍씨를 출연시켜 "민간 잠수부가 생존자의 소리를 들었다", "해경이 민간 잠수부의 투입을 막고 있다", "해경이 민간잠수부의 구조활동을 막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했다"는 등의 거짓말을 검증 없이 내보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결국 홍 씨는 지난 29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구속 송치되고 말았지만, 그로 인해 구조작업에 얼마나 많은 혼선이 빚어 졌는가.
사실 홍 씨는 그 이전에도 인터넷상에서 무수히 많은 거짓말을 했던 사람이다. 만일 MBN이 조금만 진위여부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그런 사실은 얼마든지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JTBC가 인터뷰한 이종인 대표의 경우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좌초라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포격’과 ‘좌초’조차 구별하지 못한 비전문가를 마치 대단한 전문가나 되는 것처럼 추앙했던 JTBC의 검증되지 않은 인터뷰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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