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웃고' vs. 안철수 '울고'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6-10 15:21:3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하승


야권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2.4%로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반 총장을 제외한 국내 정치인들 가운데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14.2%로 단연 선두다. 그 뒤를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10.3%),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8.9%),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8.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한 정몽준 전 의원보다도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의 지지율 상승은 안철수 대표의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이었던 20∼30대 젊은 층과 호남 유권자들이 박 시장 지지 쪽으로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호남에서 박 시장은 27.7%의 지지율을 기록해 21.5%의 안 대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조사를 병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그러면 다른 여론조사 결과는 어떤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야 전체로 볼 때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적임자라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결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3.1%)에 이어 박원순 시장(15.3%)이 2위에 올랐다.

이어 문재인 의원(14.2%), 안철수 공동대표(8.4%), 정몽준 전 의원(6.5%), 김문수 경기도지사(4.1%),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인(3.2%), 김무성 의원(2.1%), 손학규 상임고문(1.6%) 순으로 나타났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나오지 않을 경우는 누가 적임자라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결과 박원순 시장이 17.2%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문재인(16.8%), 안철수(12.6%), 정몽준(10.6%), 김문수(6.8%), 김무성(3.8%), 남경필(3.6%), 손학규(3.0%) 순이었다.

이번 조사의 자료수집방법은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임의걸기(RDD)에 의한 유·무선 전화면접법이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였다.

한마디로 박원순 시장은 ‘웃고’, 안철수 대표는 ‘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안철수 대표의 몰락은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필자는 지난 3월13일 <손학규 vs. 안철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은 ‘뜨는 해’로 주목을 받는 반면, 같은 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서 같은 달 3일에는 <이제, 안철수도 새정치도 끝났다>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하루 아침에 간판을 내리게 된 새정치연합, 그것은 사실상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시대가 막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지난 4월8일에는 <안철수, 또 ‘철수’...남은 것은 ‘오기’뿐?>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안 대표가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을 사실상 백지화 한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안철수 현상’도 소멸될 것이라고 확언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 정치권에서는 그 누구도 ‘안철수 현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 이게 바로 민심이다.

사실 정치인의 인기라는 건 어찌 보면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좀 더 솔직한 표현을 하자면 애청자들이 인기가요 순위를 매기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어느 노래건 마음에 드는 노래가 나왔을 때 애청자들은 그 노래를 상당히 오랫동안 좋아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금 듣다보면 식상해지고 그래서 새로운 노래를 찾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인기 정치인의 경우 그와 다를 바 없다. 그 단적인 사례가 바로 안철수 대표이고, 그 이전에는 박찬종 변호사가 있었다.

대통령은 그런 사람에게 돌아가는 자리가 아니다. 아주 오랜 시간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치인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표는 검증과정에서 이미 많은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새정치연합을 민주당과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 것이 잘못이고, 기초단위 선거에서 공천문제를 오락가락한 것도 잘못이다.

다른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물거품과 같은 그런 인기를 쫓기보다는 비록 지금은 조금 손해 보는 것 같더라도 당과 국민의 이익을 위한 길을 찾을 때, 민심을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