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조응천, 언론노출 자제하라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12-02 16: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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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과 관련, 사건 당사자인 정윤회씨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각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런데 그런 인터뷰들이 되레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서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지만, 거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의혹만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그들의 인터뷰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만 안겨줄 뿐, 자신들이 얻는 소득은 아무 것도 없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 씨는 물론 조 전 비서관은 앞으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먼저 문제의 청와대 내부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조 전 비서관의 잘못을 짚어 보자.

그는 이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건이 ‘찌라시’라는 지적에 “신빙성이 60% 이상”이라고 반박했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의 신빙성은)6할 이상이라고 본다. (첩보가 맞을 가능성이) 6~7할쯤 되면 상부 보고 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문건의) 내용이 실제 (정씨와 청와대 내외부 인사의) 모임에 참석해서 그 얘기를 듣지 않았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한 것이었다. 나는 그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으로부터 그 이야기가 나왔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 나도는 ‘찌라시’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몇 가지 공개적으로 알려진 사실과 시중에 떠도는 음습한 풍문들을 그럴 듯하게 짜깁기 하면, 누가 봐도 진짜처럼 보인다. 결국 조 전 비서관이 스스로 인정 했듯이 작성된 문건의 신빙성이 절반을 조금 넘는 60% 수준이라면, 그것은 ‘찌라시’에 불과한 것이다.

즉 60% 정도의 공개된 팩트에 왜곡된 사실을 40%가량 집어넣으면, 얼마든지 ‘사실처럼 보이는 악의적인 소설’을 써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악의적인 소설을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비서관이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조 전 비서관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더 이상 언론에 나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정윤회씨는 잘못이 없는가.

어찌되었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다. 더구나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다소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침묵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씨는 자신이 사람을 시켜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을 미행했다는 주간지 보도와 청와대 문건 유출건 등이 조 전 비서관이 소속됐던 민정수석실 조작이라는 주장을 내놓는 등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청와대 이재만 비서관이나 안봉근 비서관과 통화를 하는 등 청와대 고위직과 접촉을 했다는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 정 씨는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인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 10명과 회동을 했다는 문건의 내용이 사실이 아닌 만큼 적극 대응할 것을 그들에게 주문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실제 그는 안비서관과 통화 사실을 언급하면서 “나는 이번에는 참지 못하겠다. 이제는 나는 나대로 할 테니까, 그쪽 3인방도 이제 3인방이 할 수 있는 걸 해라,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그렇지 않아도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마당이다. 억울한 점이 있다면, 명예훼손 등 검찰에 고소하는 방법을 찾아야지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적극대응을 주문한 것은 자칫 자신이 정말 ‘비선실세’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잘못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장담하거니와 앞으로 언론에 노출되면 될수록 이런 잘못들은 더욱 도드라질 뿐이다. 따라서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더라도 가급적 언론 인터뷰를 지양하고, 논란의 중심에서 한 발 물러서 있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다시 말하지만 정윤회씨와 조응천 전 비서관은 언론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자숙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문건이 사실상 ‘찌라시’라는 게 조전 비서관의 입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만큼, 이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 주기 바란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경제를 살려야 할 때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온 정치권이 합심해서 힘을 실어주어도 모자랄 판에 별 문제도 아닌 것을 가지고 발목을 잡는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경제회생의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그 막중한 책임을 어찌 감당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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