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9곳 창의적 놀이터 개선사업 착수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2-05 13: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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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에 숨고 모래바다 건너고… 곳곳에 '상상 놀이터' 만든다 자치구 주도로 이달말~내달초 착공
정책토론회 등 부모들 의견 수렴 거쳐
다양한 연령대 함께하는 설계안 반영

▲ 서울 서대문구 '거꾸로어린이공원' 조성 디자인과 현재 공원의 모습. 서울시는 오는 5월5일 어린이날 완공을 목표로 '창의적 어린이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추진한다.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거대한 거미집에서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을 오르내리는 놀이터(서울 관악구 난곡어린이공원), 톰소여로 변신해 요새와 미로에서 숨바꼭질하고 뗏목을 타고 모래바다를 건너는 놀이터(서울 은평구 구산동마을마당)까지, 서울시내 29개 놀이터가 미끄럼틀, 그네, 시소 중심의 획일성을 벗어나 전혀 새로운 개념의 놀이터로 새 옷을 입는다.

서울시내 총 1357개 공원의 어린이놀이터 도시공원 및 기타공원에 있는 어린이놀이터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96%(1300곳)가 안전기준 적합으로 나타난 가운데 시가 안전기준 미달이거나(24곳) 안전기준은 충족했지만 노후한 놀이터(5곳)를 철거해 창의적·모험적 놀이터로 탈바꿈시켜 어린이놀이터의 새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2008년 1월27일부터 시행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라 모든 어린이 놀이시설은 설치검사를 받아야 하며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놀이터는 지난 1월27일부터 이용할 수 없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창의적 어린이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올해 착수해 아이들이 다가오는 어린이날부터 이용할 수 있도록 오는 5월5일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안전기준 미달인 나머지 놀이터 33곳 역시 국비(4곳)와 자치구 예산(7곳)을 확보해 정비하거나, 우선 철거(22곳)한 후 테마가 있는 안전하고 창의적인 놀이터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3곳에는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등 민간단체가 사업비 전액을 투입해 놀이터을 조성하고 시·자치구,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의 '민·관협력형' 어린이놀이터를 처음으로 도입해 눈길을 끈다.

아울러 공원 조성과정에서도 기존 관주도에서 벗어나 실제 이용자인 어린이는 물론 부모·교사·조경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청책토론회는 물론 'Daum 아고라 토론방'까지 개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창의적 어린이놀이터 만들기 사업'의 주요 골자는 ▲공원내 창의적 어린이놀이터 재조성(26곳) ▲민·관 협력 지역거점 놀이터 조성(3곳) ▲'좋은 어린이놀이터 10계명(안)' 제정 ▲주민 참여형 놀이터 유지관리체계 마련 등이다.

▲공원내 어린이놀이터 26곳 창의적·모험적 놀이터로 재조성(예산투입)
창의적 어린이놀이터는 7개 자치구 26곳, 총 면적 3만3610㎡에 조성되며 전액 시비가 투입된다.

시는 자치구 특별교부금 50억2200만원을 교부하고 각 자치구 주도로 이달 말부터 오는 3월 초에 공사에 들어간다.

시는 놀이터의 기본방향을 '창의와 상상', '주민참여와 세대간 소통', '감수성', '안전과 위생' 등 4가지로 정했다.

놀이터마다 <정글북>의 모글리, <톰소여의 모험>, '거꾸로 된 숲' 등 한 테마 안에서 아이들의 모험심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모래놀이터, 미로놀이, 그물 등을 활용한 놀이시설 등으로 꾸며진다.

특히 청책토론회에서 제안된 시민의견에 따라 어린이놀이터지만 공원에 있는 만큼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할 수 있는 방안도 설계안에 반영됐다.

▲민간단체, 자치구, 지역주민이 함께 만드는 민·관 협력형(3곳)
민간단체에서 사업비 전액을 투입해 공원 조성을 주도하고 자치구와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협력형' 어린이놀이터도 3곳이 만들어진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사업비 전액을 투입해 중랑구 주택밀집지역내 어린이공원 2곳(상봉공원·세화공원)을 조성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역 어린이와 주민들이 참여하는 어린이놀이 워크숍·놀이캠프 등을 개최하고, 서울시와 중랑구는 행정적 지원과 함께 주민연계와 홍보 등을 적극 협력, 지원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중랑구·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월20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1곳은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에서 2억원을 투입·조성하며, 현재 대상지를 선정 중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세대통합형(3세대)'으로 조성한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은 이른 시일 내로 대상지 선정을 마치고 이달 중 서울시와의 업무협업으로 지역주민 공동체를 조직해 놀이터 설계부터 운영·관리 방안까지 함께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좋은 어린이놀이터 십계명(안)' 제정, 오는 5월5일 어린이날 발표
시는 시민과 어린이 단체 등의 의견을 반영해 어린이 놀이문화 확산을 위한 '좋은 어린이놀이터 10계명(안)'을 제정해 오는 5월5일 어린이날에 발표, 향후 어린이놀이터를 안전하게 개선하고 창의적인 놀이문화 확산의 기반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10계명 제정 원칙'은 놀이터를 만드는 과정, 공원의 느낌, 시설물의 설치 기준·유지·안전관리 방안, 지역과의 연대 등이다.

다양하게 수렴한 시민 의견은 각계 전문가와 관련 부서 공무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거친 뒤 여기서 도출된 내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시민 의견을 구해 '최종 10계명'을 제정할 예정이다.


▲지역 주민, 사회적기업 등과 함께하는 놀이터 관리·운영 체계 마련
아울러 서울시는 공원내 어린이놀이터 운영과 유지관리 부문에서 지역 주민은 물론 기업·단체와 연계해 일자리 창출 가능성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공원내 어린이놀이터 관리는 공원돌보미, 지역노인회, 공원 자원 봉사자 등이 담당해왔다.

사회적기업,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청년일자리허브 등을 통해 놀이터 관리인력을 확보한 다음 지역 놀이터에서 인력이 필요한 경우 시가 연계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놀이터 유지관리에 참여를 원하는 기업·단체를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마을공동체·노인회·부녀회 등 어린이놀이터 관리 단체와 전문가, 지역주민이 '설계~조성~관리·운영'의 전단계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놀이터를 단순 놀이공간을 넘어 지역의 거점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활성화시킬 예정이다.

오는 26일까지 철거 예정인 공원내 어린이놀이터 22곳은 새로운 어린이놀이터가 생기기 전까지 놀이우선구역으로 선정, '공원놀이-100' 사업과 연계한 '찾아가는 어린이놀이터'를 운영한다.

'찾아가는 어린이놀이터'는 놀이시설이 사라진 공간에서 안전 담당과 놀이도우미 역할을 동시에 하는 '놀이깍두기'와 아이들이 함께 전통놀이, 줄넘기, 고무줄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함께 해보는 프로그램이다.

'공원놀이-100'은 다양성·협동성·자발성을 원칙으로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서 벗어나 야외에서 다양한 놀이를 통해 노는 즐거움을 느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으로, 지난해 서울시내 26개 공원과 놀이터에서 시범 운영했다.

놀이 프로그램은 학부모단체, 청년단체, 시니어단체 등과 함께 개발했으며 놀이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부모대상 놀이워크숍을 개최해 107명의 부모·청년·노인 등으로 구성된 놀이깍두기를 발굴했다.

이들은 11개 지역에 놀이터모임을 만들어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놀이문화 확산을 위해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가 공원내 어린이놀이터 노후도 전수조사 및 이용만족도 조사(2014년 9월22일~10월16일)를 실시한 결과 2008년 이후 정비한 곳이 85%(1153곳)로, 대다수 양호하게 나타났다.

이용만족도는 62.2점으로 서울시 전체 공원의 만족도(74.3점·2013년)보다 낮게 나타난 가운데 전체 응답자(1202명)의 약 절반(578명·48%)이 '노후된 놀이시설 정비 및 유지·관리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타 주요 응답으로는 ▲놀이터 위생관리(23.9%) ▲안전관리(22.8%) ▲놀이시설 개선요구(20.2%) ▲쾌적한 휴게공간 조성(13.3%) 등이 있었다.

시 관계자는 “'창의적 어린이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통해 설계부터 조성, 관리·운영에 이르는 전과정에 어린이, 시민, 지역단체, 사회적기업 등이 참여해 이용 주체인 시민이 만들고 돌보는 체계적인 공원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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