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외전', 각자의 무게감으로 완성시킨 황정민-강동원의 '버디플레이'

서문영 /   / 기사승인 : 2016-02-01 23: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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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쇼박스 제공)
대한민국 검사가 살인죄로 감옥에 갇혔다. 그 검사를 돕는 남자는 사기꾼이다. 영화 '검사외전'은 상황 자체가 기존의 상식을 파괴한다. 여기에 검사와 사기꾼의 소위 말하는 '캐릭터의 무게'가 뒤바뀌며 유쾌함을 유발한다.

변재욱(황정민 분)은 다혈질 검사다. 하지만 그는 정의롭고 진실만을 위해 자기 한 몸 내던지는 사람이다. 이런 변재욱은 자신이 취조하던 피의자가 변사체로 발견 되면서 살인 혐의로 15년 형을 받고 수감된다. 한치원(강동원 분)은 사기꾼이다. 그는 진실보다 거짓으로 세상을 살아왔다. 그는 교도소에서 우연히 변재욱을 만나 그를 돕는다. 사기꾼이 검사의 무죄를 위해 작전을 펼쳐나간다.
▲ (사진=쇼박스 제공)
두 캐릭터는 한눈에도 같은 무게로 짐작할 수 없다. 무겁고 진중한 검사와 가볍고 겉만 멀쩡한 사기꾼은 애초에 같은 무게로 잴 수 없는 캐릭터다. 하지만 이들이 놓인 상황이 둘의 무게를 같게 만들었다.

검사는 5년 동안 감옥에서 법의 허점을 통해 교도관들을 도우며 '영감님'이라는 웃긴 별칭을 얻는다. 또 그는 자신의 무죄를 밝힐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한치원은 사기꾼이다. 검사의 상황 자체가 가벼워지며 검사의 무게도 가벼워졌다. 사기꾼은 죄를 짓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검사의 도움을 받아 출소했다. 도움의 조건은 단 하나, 검사의 무죄를 밝히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사기꾼이 검사의 누명을 벗기는데 도움이 되고자 움직이는 순간 그의 무게가 달라졌다. 사기꾼의 상황이 무거워지며 사기꾼의 무게도 무거워졌다.
▲ (사진=쇼박스 제공)
이런 둘의 무게는 사소한 외모에서도 드러난다. 묵직하고 단단해 보이는 변재욱은 작게 보이고 가볍고 얇아 보이는 한치원은 길게 보인다. 또 변재욱은 까슬까슬한 수염을 기르고 짙은 피부와 희끗희끗한 머리를 자랑하며 중년의 모습을 보인다. 반면 한치원은 깔끔하게 정리된 수염과 희 피부, 투블럭으로 자른 머리로 모든 부분에서 청년임을 자랑한다.

하지만 변재욱의 찌푸린 인상이 펴지고 웃음을 지을 때, 한치원의 가벼운 미소가 지워질 때 두 사람의 무게는 달라진다. 무거운 바위 같던 변재욱은 가벼운 조약돌이 됐고 가벼운 솜 같던 한치원은 무거운 돌이 됐다. 둘은 이런 시각적인 차이부터 캐릭터의 무게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 (사진=쇼박스 제공)
둘의 무게는 저절로 변화되는 것이 아니다. 이 둘이 만나며 버디 플레이를 이뤄낼 때, 둘의 무게는 변화한다. 검사와 사기꾼은 서로의 변화 스위치인 셈이다. 영화가 막바지에 치달을 수록 검사와 사기꾼은 적절히 서로의 변화 스위치 역할을 하며 극의 분위기를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유지시킨다.

둘은 '검사외전'이라는 시소 위에 앉아있다. 두 사람 중 어느 한 쪽이 내려가면 다른 한 쪽이 올라간다. 황정민과 강동원이 서로 주고 받으며 위아래를 오가는 모습은 단면적이지 않다. 오히려 둘의 버디 플레이라는 입체적이고 다면적이다. 관객들이 '검사외전' 속 황정민과 강동원의 버디플레이에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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