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동억 |
연평도 포격사건, 천안함 피격사건, 제2연평해전의 공통적인 특징은 서해에서 북한의 도발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이다.
위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은 끊임없이 서해에서 도발을 멈추고 있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여 우리의 서해를 지키기 위해 순국한 장병들은 현충원에서 유족과 국민의 눈물 속에 곤히 잠들어 있다.
이러한 계속된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변한 것이 없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 중 '내재적 접근법'이라는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서구 사회나 남한의 잣대로 북한을 판단하지 말고 그들의 체제를 있는 그대로 보고 이해하자는 것이다.
이 이론은 일종의 상대주의 철학에서 파생된 것인데, 상대주의는 보편성과 가치의 우열성에 대한 거부 또는 비판 등을 전제로 한다.
상대주의에 기반한 내재적 접근법에 의하면 북한 체제는 그들의 입장에는 정당한 체제일 수 있고, 인류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정치체제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비교해 볼 때도 '자유민주주의'와 동등한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내재적 접근법이 과연 옳은 것이라는 논의를 차치하고 북한의 현실을 보자.
북한의 식량난은 전 세계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고, 그러한 사회에서 한 줌도 안 되는 '귀족'들을 위해 사치품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북한은 자국의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불법으로 마약을 수출하였지만,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마약 수출길이 막히자 국내에 있던 마약이 무방비로 유통되어, 양귀비를 재배하였던 어린이가 마약중독자가 되는 등,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마약중독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이론의 정당성은 현실에 기반한다. 현실과 유리된 조선시대 성리학이 우리 역사에 많은 폐해를 끼친 것처럼, 현실과 유리된 이 이론은 북한의 현실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북한 체제를 정당화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이러한 계속된 북한의 위협 속에 우리 정부는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하여 우리나라의 서해수호의 의지를 널리 알리고, 서해수호를 위해 순국한 장병들의 희생을 추모할 예정이다.
이러한 서해수호의 날 지정은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국민들에게 인지시키고, 우리의 안보의식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해수호의 날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나마, 서해 수호를 위해 희생된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의 희생이 있어 내가 평온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뿐만 아니라 북한을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그 속에서 시름하고 있는 북한 민중들의 현실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어떨까? 잘못된 체제가 잉태한 우리 장병의 희생과 북한 민중의 고통이라는 인간사의 비극이 우리 곁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잠시나마 느껴보는 것도 어떨까?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