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바꾸기 짝짓기 시나리오 난무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10-1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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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안철수, 김무성-유승민, 문재인-안희정, 손학규-김종인 연대론 솔솔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각종 대권주자들 간에 합종연횡을 위한 짝짓기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차기 후보 지지도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야권에서는 문재인 대세론이 굳어져 가는 상황에서 현재의 대선판을 흔들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제외한 '잠룡'들이 제3지대에서 헤쳐 모인다는 이른바 제3지대론을 전제로 한다.

◇ '반기문-안철수 연대론' = 반기문 총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간의 연대론은 안전 대표의 강력한 부인에도 여전히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더민주 민병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새누리당 친박의 선택지로 반기문-안철수 연대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여권과 야권의 일각이 힘을 합쳐 개헌하고 반 총장은 '외치', 안 전 대표는 '내치'를 맡는 구상으로 지역적으로는 호남·충청·대구·경북 연정인 셈이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반 총장에 대한 호감을 표시한 상황에서 최근 안 전 대표가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고리로 김 전 총리와 만찬을 갖기로 하자 이런 시나리오가 새롭게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박 비대위원장은 1997년 대선에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성사시킨 주역이기도 했다.

그러나 반 총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친박진영에서는 안철수와의 연대론에 냉소적이다.

특히 당사자인 안 전 대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공포감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안 연대론은 실제 성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김무성-유승민 연대론' = 새누리당 친박계가 반기문 총장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 총장에게 지지율이 크게 뒤지는 두 주자가 공동 전선을 형성하고 경선 룰 협상 등에서 '연대'를 꾀하는 시나리오다.

전략적 공조가 순조롭다면 반 총장과의 경선에서 충분히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대선 승리 후 권력을 분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분상으로는 개헌을 고리로 한 연대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김무성 전 대표는 개헌을 매개로 한 연정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김무성 전 대표의 지지율은 사실상 바닥으로 치고 올라갈 동력이 없으며, 유승민 전 원내표의 지지율은 김 전 대표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지만 새누리당 지지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상태여서 김-유 연대론이 성사되더라도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문재인-안희정 연대론' = 더불어민주당 비노계 의원 10여명은 최근 모임을 갖고 '문재인 대세론'으론 정권교체가 어렵다는데 공감하고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더민주 김부겸 의원 등 당내 비노계 의원들이 결집할 경우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같은 친노를 기반으로 대권 경쟁에 나선 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간에 대선경선 연대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친노 일각에서는 안 지사가 이번 대선에서는 문 전 대표에게 양보하길 원하는 기류가 있었지만 안 지사가 대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면서 지금은 두 사람의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돼있다.

하지만 비노계가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해 세를 확장해 나갈 경우 당내 경선에서 두 후보가 연대해야 친노진영이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친노 내부 여론에 의해 양측이 후보단일화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손학규-김종인 연대론'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일찌감치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론을 주창해왔으며, 조만간 정계복귀를 할 것으로 알려진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역시 국민지대란 이름으로 독자세력화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손 전 고문과 김 전 대표가 제3지대에서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이 추구하는 제3세력화는 안철수 전 대표가 구상하는 국민의당 중심의 제3지대론과는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연대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지난 8월 손 전 고문과 비밀회동한 것은 연대를 위한 물밑 조율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더민주 당내 비노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도 손-김 연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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