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애 교수,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여성 리더 양성해야”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남녀동수내각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성학 박사인 정영애 서울상버대학교 교수는 2일 오전 c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준비돼 있는 인재풀이 있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가 사회경제적인 수준에 비해 여성 지위가 낮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고위직 여성비율이나 여성임원비율 등등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이런 후보들의 공약들이 공식적으로 논의되는 건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사실 갑작스럽게 확대가 될 경우 얼마나 준비돼 있는 인재풀이 있는가 하는 문제도 있고 또 하나 고려돼야 할 것은 우리가 첫 여성 대통령을 가졌는데, 그런 여성대통령이 실패했다든지, 비례후보들을 지퍼식(여남 홀짝순번제)으로 해서 국회의원 비율이 많이 늘게 됐지만 여성 국회의원 비례대표들이 여성을 위한 입법을 하기 보다는 당론에 따르는 게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여성 리더를 양성하는 시스템, 이들이 여성주의적인 의식을 갖도록 지원하는 시스템 등 이런 노력들이 함께 가지 않으면 수적인 평등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질적인 보완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성가족부’ 명칭 변경 문제에 대해서는 “명칭보다는 업무의 내용이 중요하다”며 “여성 업무, 여성고용 업무라든지 비정규직 업무, 보육업무 등이 여성과 관련되면서 여성부에서 담당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성가족부의 명칭을 바꾼다고 해서 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 여성부 기능을 강화하면서 명칭은 약간씩 다르지만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도 설치하겠다, 두 조직을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그 부분이 발전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사실 조직을 두 개를 설치했을 경우 두 조직과의 관계가 어떻게 시너지를 이루면서 여성 정책을 발전시켜 나갈지는 숙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