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군’, 백성과 왕이 느껴야 했던 ‘휴머니즘’

서문영 / issu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5-24 1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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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대립군' 스틸 컷
425년전 위정자들의 도피 아래, 같은 길이지만 다른 곳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인생이 시작됐다. 어리지만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광해(여진구 분),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려고 했던 대립군 토우(이정재 분). 이들의 이야기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라는 휴머니즘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이 당시, 피란을 떠나는 이들을 대신해 광해가 임금 대신 의병을 모아 강계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때 광해는 호위병으로 대립군들과 함께 간다. 대립군 수장 토우는 비루한 삶은 벗어나기 위해 이를 기회라고 여기지만,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점차 갈등을 겪게 된다.

토우의 첫 시작은 자신의 본질적 삶에 대한 처우였다. 가난한 자신의 삶에 광해라는 빛이 들어왔던 것. 개인적인 욕심에 의해서 토우는 광해를 섬기지만 이후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입고 방황한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나라를 위해 결단하는 토우의 모습은 몇 배의 감동을 유발하며 관객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한다.

‘대립군’의 정윤철 감독은 지난 2005년 ‘말아톤’으로 ‘휴머니즘’에 대한 부분을 간접적으로 역설했었다. 5살 지능의 20살 청년의 꿈과 열정은 보는 이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묵직하게 다가왔다. 그런 그가 ‘대립군’에서는 백성과 왕이라는 신분을 통해 다시 한 번 ‘휴머니즘’에 대한 스토리를 전한다. ‘불가능한 힘을 이뤄낼 수 있는 의지’. 정윤철 감독은 무기력해 있는 사람들의 의욕을 자극한다.

또한 대립군과의 험난한 생활에서 성장하는 광해의 모습에서 참된 군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백성과 동고동락하면서 잦은 마찰도 빚지만, 그 안에서 나오는 인간과 인간의 끈끈한 정은 물질적으로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감정이다. 이는 고스란히 백성을 생각해야 하는 왕의 마음에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는 점이라고 여겨진다. 이 같은 왕의 헌신적인 마음은 곧 ‘애민정신’으로 이어지며 백성들을 충성심을 이끌어낸다.

다수의 지도자들이 현재까지 존재해왔다. 하지만 국민과 백성을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이해와 공감에서 오는 차이. 직접 피부에 와 닿으면서 느꼈던 광해의 모습은 참된 지도자의 모습을 통찰해준다.

사극에 대한 영화팬들의 관심은 항상 높은 편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가 그랬고 ‘사도(2015)’도 이를 입증했다. 2017년 상반기가 넘어가고 있는 시점. ‘대립군’이 이들의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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