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 귀갓길 가이드, 선진국형 셉테드

조은실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5-30 16: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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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부경찰서 경무과 조은실
▲ 조은실

최근 범죄에 취약한 상대를 향한 범죄자들의 동향과 범죄가 일어난 장소나 시간대를 살펴보면 대부분 여성, 노약자 등을 표적으로 삼고 또한 유동인구가 별로 없는 새벽시간을 노리며, 묻지마 폭행, 묻지마 살인 등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도 인력을 동원해 도보 순찰, 여성안심귀갓길 서비스 등을 통한 범죄예방 활동을 하지만 한계가 있어 근본적으로 환경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범죄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범죄의 사각지대가 상가 공중화장실, 등산로, 길가 등 가까운 우리의 생활공간까지 점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미국 범죄심리학 연구에서 건물에 깨진 유리창을 수리하지 않고 방치해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슬럼화가 진행되고, 강력범죄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발전한다는 정설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있다.

따라서 공·폐가나 낙후된 주택지역 골목 등 생활주변 곳곳이 범죄에 노출 돼 있는 범죄발생 취약지역을 분석해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셉테드(CPTED)’ 기법을 도입해 범죄로부터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제거 및 관리할 필요가 있다.

셉테드란 인적이 드문 골목길의 가로등을 설치하거나 개인주택에 높은 담벼락을 없애는 등 환경개선을 통해 범죄발생 빈도를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선진국형 범죄예방 기법을 말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범죄 취약지역에 도입한 셉테드 행복마을 16곳에서 발생한 5대 강력범죄 발생건수가 2013년 보다 65.9% 감소하였고, 셉테드 행복마을 반경 1km안의 지역도 28.3% 감소하는 등 범죄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는 일반적으로 개인보다는 사회문제다. 이를 방치하면 더 큰 사회적 혼잡과 사회적 울타리가 무너질 수 있기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예방책과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가 왔음을 대오각성 해야 한다.

범죄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범죄로부터의 안전은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복지로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경찰뿐만 아니라 지역전체가 부담하여야 하는 과제라 할 수 있다. 범죄에 대한 사후진압 적 정책보다는 사전예방 적 접근방식을 더욱 더 보완해야 한다.

물론 셉테드가 모든 장소에서 모든 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범행의 기회, 범죄의 환경적 요소를 고려한 범죄예방 전략으로 일반범죄예방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주요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환경개선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협력치안의 주체인 경찰을 중심으로 지자체, 지역 내 공공기관, 지역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경찰도 이에 능동적으로 범죄예방 환경개선 사업을 다방면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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