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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
‘군함도’는 1945년 일제강점기,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게 군함도로 끌려가 그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결국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먼저 류승완 감독은 작품에서의 탈출을 크게 ‘승리’로 정의했다. 군함도에서의 탈출이 해방과 자유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시선을 달리 한 것. 영화는 역사적 배경을 인용 했을 뿐, 실제 군함도에서의 탈출과 관련된 기록은 영화의 내용과는 많이 다르다. 그는 “군함도에 있던 모든 사람의 탈출 시도는 제 무의식적 욕망의 반영”이라며 “역사를 배경으로 하되 상상력을 가미해 희망도 보고 싶었고 청산되지 못한 과거사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현실에서 이루지 못했던 사실을 극적으로 풀어냄으로서 승리를 맛보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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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군함도' 스틸컷) |
말년의 “한 명이라도 살믄 우리가 이기는거여, 단 한 명이라도”라는 대사만 보더라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갖은 고초를 겪으며 살아온 말년에게 탈출은 더 이상 짓밟히고 싶지 않은 그의 의지를 드러내는 행위다. 또 같은 조선인들에게 더 큰 수모를 당했던 그가 주위를 챙기고 남을 보살피며 탈출을 돕는 행위 역시 그 동안의 수모가 자신 변하게 하게 할 수 없음을, 즉 굴복시킬 수 없음을 뜻한다. 현재의 고통과 과거의 아픔마저도 밟고 일어서는 그에게 탈출은 굴복하지 않는 것, 곧 승리다.
반면 이강옥(황정민 분)과 소희(김수안 분) 경우는 다르다. 이 부녀의 경우의 탈출은 곧 생존이며 최우선시 할 목적이다. 특히 이강옥의 경우 자신보단 딸의 탈출, 즉 딸의 생존을 간절히 바란다. 말년과는 반대로 굴복하고 짓밟히더라도 딸이 생존할 수 있다면 강옥에게는 무엇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강옥에게 처음부터 탈출이 곧 생존과 직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순응하고 적응하며 살아가던 강옥은 딸의 신변이 위험해지자 탈출과 생존을 동일시했으며, 이내 가장 비굴했던 인물에서 모두의 생존까지 돌보는 또 앞장서는 인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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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군함도' 스틸컷) |
박무영(송중기 분)의 탈출은 ‘측은지심’이다. 군인인 그는 임무가 최우선이자 전부다. 때문에 강옥 뿐 만 아니라 어린 소회조차 외면해야 하는 것이 그에게는 정당한 행위이며 ‘옳바름’이다. 그러나 지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배우 송중기가 언급했던 것처럼 무영은 조선인들의 처참하고 비참한 광경을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 결국 군인이 아닌 같은 사람으로서 그들을 바라보고 탈출을 돕기로 결심한다. 무영은 군인으로서 길들여진 통솔력과 전략을 사용해 사람으로서 조선인들을 탈출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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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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