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재판 거부… 法, 국선변호사 선정 착수

고수현 / smkh86@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10-21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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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변호사 지정 가능성도

[시민일보=고수현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사임서를 일괄 제출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새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음에 따라 법원이 국선변호인 선정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9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속행공판을 열고 "박근혜 피고인의 종전 변호인단이 일괄 사임서를 제출했고, 피고인이 새로운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있어서 국선변호인 선정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해 "박근혜 피고인이 오늘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변호인도 없는 만큼 오늘 기일은 연기하겠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선정된 변호인이 사건 내용 파악에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준비가 되면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새로운 기일을 지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는 '필요적(필수적) 변론 사건'으로 변호인 없이는 재판할 수 없다.

형소법에 따르면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에는 반드시 변호인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 일괄사임으로 인한 재판 차질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다.

재판부는 관할구역 안에 사무소를 둔 변호사나 공익법무관, 사법연수생 중에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게 된다. 다만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복수의 변호사를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변수는 또 있다. 국선변호인이 선임되더라도 박 전 대통령이 도움받기를 거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향후 재판은 재판부 뜻에 따르겠다"며 사실상 재판 포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불출석을 시작으로 남은 재판에도 계속 불출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이 경우 박 전 대통령이 빠진 상태로 궐석 재판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한편 재판부는 심리 지연을 막기 위해 이날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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