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위대’ 구성하겠다" 이후 측근들 지원사격 나서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품격을 갖춰달라는 당내 요구에 대해 “그래 나 품격 없다"며 "그러나 품격 높은 이회창 전 총재에게 품격 낮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겼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한국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홍 대표는 전날 열린 당 대표ㆍ최고위원ㆍ3선의원 연석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이 ‘SNS상에서 홍 대표의 막말에 대해 말들이 많다’고 지적하자 “품격으로 정치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이어 홍대표의 ‘사당화’, ‘막말’ 논란을 비판했던 나경원ㆍ한선교 의원을 겨냥, “4선이나 된 의원들이 정치를 잘못 배웠다"며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하면서 자기 당 대표나 흔든다”고 비난했다.

앞서 한선교 의원은 지난 28일 출마선언문을 통해 "홍 대표의 언사가 도를 넘은 지 오래"라며 "바퀴벌레로 시작해 암 덩어리, 고름이란 막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홍 대표를 맹비난한 바 있다.

나경원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는 선거 초반부터 겁박과 막말로 줄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보수의 혁신,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 대표의 막말"이라며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을 등 돌리게 하는 막말을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주영 의원에 대해서도 “내가 청주지검에서 검사로 근무할 때, (판사였던) 어떤 사람이 법정에서 내 이름이 바뀐 것을 알았는데, 마치 자신이 내 이름을 개명해준 것처럼 말하고 다닌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개인적인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저를 거짓말쟁이로 만들려는 정치적 의도라도 있냐"며 "원내대표 경선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견제용이냐, 대표의 이런 가벼운 처신이 당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반격했다.

이어 "요즘 홍준표 대표의 페이스북 정치에 대해 걱정하는 당원들이 많다"며 "특히 막말에 가까운 일부 표현들은 당의 이미지를 더욱 비호감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전날 비공개 회의 말미에 “부당하게 나를 공격하니까, 나도 반격을 하는 것”이라고 해명한 뒤, “부당한 공격에 맞서 나도 ‘친위대’를 구성해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홍 대표는 한 측근에게 ”앞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인사를) 비판하는 건 그만 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날 회의 이후 홍 대표 페이스북에는 더 이상 게시글이 올라오지 않았다.

대신 홍 대표의 ‘친위대’ 구성 언급 이후 홍 대표 측근 당직자들의 '막말' 대오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혁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지켜야 할 때 납작 엎드려 바퀴벌레 같은 짓을 하는 자들이 있어 바퀴벌레 같다고 하고, 우파 정당을 망하게 만든 암적 존재가 있어 암 덩어리라고 하고, 도저히 생살로 돋아날 희망이 보이지 않아 고름이라 지적하는 당 대표의 정치적 수사를 막말이라 대드는 분들이 있다”며 “총구를 당 살리려 발버둥 치는 대표에게 겨누지 말고 나라를 망치려고 작심한 좌파정권과 좀 싸워보라”고 비난했다.

강효상 비서실장도 “계파 갈등을 부추겨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친박ㆍ진박들은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할 자격조차 없다”며 “한국당은 더 이상 친박계가 판치는 갈라파고스 당이 돼선 안 된다”고 홍 대표 엄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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