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타워크레인… 넘어졌다 하면 '사망사고'

이진원 / yjw@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12-1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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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유통센터 신축 현장서 타워크레인 인장작업 중 '쿵'
3명 사망… 1명은 상태 위중
정부, 현장에 사고본부 설치


[시민일보=이진원 기자]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위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7명이 추락, 3명이 숨졌다.

지난 9일 오후 1시10분께 기흥구 고매동 소재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물 34층 높이(85m) 타워크레인이 중간지점(64m)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75m 높이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이 지상으로 추락,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생명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물류센터는 지하 5층·지상 4층 규모(연면적 5만8천여㎡)로 지난해 9월1일 착공했으며, 내년 8월30일 준공 예정이다.

사고는 작업자들이 크레인 13단(1단 5.8m) 지점에서 단을 하나 더 높이기 위한 '인상작업(telescoping)'을 하던 중 아랫부분인 11∼12단(64m 높이) 지점 기둥이 부러지면서 발생했다.

인상작업은 크레인을 받치는 기둥(붐대)을 들어 올리는 작업으로, 크레인을 설치·해체하거나 높이를 조정할 때 진행된다.

지난 11월1일 설치공사가 시작돼 6단 높이에서 공사에 투입된 이 크레인은 이날 마지막 인상작업(13∼14단)을 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현장 소장은 비번이어서 현장에 없었고, 안전차장이 현장 지휘를 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근로자는 "다른 곳에서 작업하는데 '쿵' 하는 소리가 나 쳐다보니 크레인 윗부분이 옆으로 넘어졌다"라며 "다치거나 숨진 동료들은 모두 크레인 위에서 작업하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크레인은 수입된 지 1년 된 것으로, 제조된 지 몇 년 지났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고용노동부는 설명했다.

인상작업 중 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는 지난 10월 의정부(3명 사망, 2명 부상), 5월 남양주(3명 사망, 2명 부상) 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현장을 방문해 "의정부와 남양주 사고 이후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사고가 또 발생해 유감이다"라며 "현장에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해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문제점이 발견되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10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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