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평양의 약속 되돌릴 수 없다” 저자세에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6-16 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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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무장지역 다시 진출하고 전단 살포하겠다” 으름장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의 약속을 되돌릴 수 없다"며 한껏 자세를 낮췄지만 북한군은 16일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고 남쪽을 향해 삐라(전단)를 살포하겠다고 대남 군사압박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었던 전날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고 밝힌 문 대통령 발언에 아랑곳하지 않은 태도를 보인 것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이날 '공개보도'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 군대는 최근 각일각 북남관계가 악화일로로 줄달음치고 있는 사태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이 전했다. 


특히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 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겠다'는 북한군의 해당 발언은 개성과 금강산 일대전선에 군부대 배치를 천명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단행했던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조처도 철회돼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지수를 높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북측은 남쪽을 향한 대대적인 전단 살포 계획도 시사했다.


북한 총참모부는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여 예견되어 있는 각계각층 우리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적극 협조할데 대한 의견도 접수하였다"면서 "우리는 이상과 같은 의견들을 신속히 실행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계획들을 작성하여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의 그 어떤 결정 지시도 신속하고 철저히 관철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번 보도는 앞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우리는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다음번 (남측을 향한)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밝힌 데 대한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


이날 공개보도를 낸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한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북한의 모든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군령권을 행사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무거운 마음으로 맞게 됐다”며 “남북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지금의 남북관계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6·15 남북공동선언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이전에) 7·4 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가 있었지만 두 정상이 직접 만나 실질적 협력이 시작됐고, 평화가 경제라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남북 모두 충실히 이행해야 할 엄숙한 약속”이라며 “어떤 정세 변화에도 흔들려서는 안될 확고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두 선언의 합의 이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대남 군사압박수위를 높임에 따라 문 대통령의 발표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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