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혐의로 지난 29일 경찰에 구속된 A씨(26)는 2012년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이후 2018년 몇 달 간 한 유튜버의 영상을 지속해서 올렸다.
A씨가 SNS에 공유한 유튜버 영상 제목은 '캐리어 가방에서 발견된 한인여성 토막 시신', '일본 꽃뱀 살인마', '일본 3대 미제사건 콜라 독극물' 등 해외 살인 사건이었다.
A씨는 2018년 10월부터 이 유튜버의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또한 A씨는 '20년간 미제 이태원 살인사건', '조두순 사건 전말', '광주 여대생 테이프 살인', '보성어부 살인' 등 국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관련 영상도 공유했다.
전문가들은 A씨가 살인 사건이나 미스터리 관련 영상물을 반복해서 보면서 폭력 등 범죄에 무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 프로파일러 출신인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A씨가 애초에 (다른 이들보다 더 큰) 폭력적 성향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신의 현재 상황과 추구하는 이상이 어긋나 스트레스가 생길 때면 그런 영상물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겼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살인 관련 영상을 반복해서 보면 폭력의 역치는 더 낮아진다"며 "일생 생활 중 자녀가 말을 듣지 않는다든지 하는 사소한 자극에도 크게 폭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부터 26일 오후까지 25시간가량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첫째 의붓아들 B군(5)의 얼굴과 팔다리 등 온몸을 심하게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B군의 손과 발을 케이블 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1m 길이의 목검으로 마구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년 전인 2017년에도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며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인 이번에 재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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