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두는 공간이 아닌 생명을 지키는 자리. 소방차 전용구역!!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2-25 09:56:0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전남 신안소방서 현장대응단 정명섭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더 이상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된 차량, 진입로를 막아선 이중 주차 차량 때문입니다. 소방관들은 차량을 우회하거나 수십미터 떨어진 지점에 차를 세운 뒤 장비를 들고 뛰어가야 합니다.


초기 5분, 이른바 ‘골든타임’은 인명구조와 화재 확산 방지에 결정적입니다. 그러나 소방차가 현장에 신속히 접근하지 못한다면 그 시간은 속수무책으로 흘러가 버립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바로 소방차 전용구역입니다.


현행 「소방기본법」 제21조의2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 및 건축물에 소방자동차 전용구역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용구역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차량을 주·정차하여 소방활동을 방해할 경우, 「소방기본법」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긴급 상황에서는 강제처분도 가능합니다.


단속이나 처벌이 아닌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확보입니다.


아파트 고층 화재의 경우, 소방차의 사다리를 전개할 수 있는 위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약 전용구역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면 사다리차 전개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잠깐인데 괜찮겠지.”


이 짧은 생각이 누군가의 구조 시간을 지연시키고,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그곳은 위급한 순간, 우리 가족에게 가장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남겨둔 ‘생명의 통로’입니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그날이 내 이웃에게, 혹은 내 가족에게 찾아온다면 우리는 소방차가 한 치의 지연도 없이 도착하길 바랄 것입니다.


안전은 소방관만의 노력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시민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와 인식입니다.


소방차 전용구역을 비워두는 작은 실천이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작은 실천입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