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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격동의 시대를 헤쳐가고 있다. 국민적 노력 속에 자랑스러운 영광의 시절을 수놓으며 상당한 성취를 이루어왔다. 필자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대한민국의 발전 4단계론’으로 정리해 봤다. 1940~50년대에는 '제1의 시대'로 '건국'이 진행되었고, 1960~70년대에는 '제2의 시대'로 경제성장을 통한 ‘산업화’가 이루어졌으며, 1980~90년대에는 '제3의 시대'로 '민주화'를 쟁취했고 2000~10년대에는 ‘제4의 시대’로 ‘선진화’를 달성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정리하는 가운데 역대 대통령과 정치의 역할은 분명히 있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국민적 불신과 비판에 시달리면서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최악의 평가까지 받고 있다.
사실 한국 정치는 분명히 일정한 발전 가도를 달려왔다. 2020년대를 맞이한 지금은 독재, 장기집권, 반민주, 부정선거, 관권선거, 금권선거 등의 모습은 시대적 화두에서조차 사라진 지 오래다. 다만 일하지 않고 싸우기만 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역감정, 밀실공천, 세대갈등 등이 여전히 불씨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국정의 실패로 인해 민생이 어렵게 되자 냉혹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더러는 국민이 직접 나서서 시민단체, 사회관계망(SNS) 등을 통한 참여 활성화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사회의 발전적 변화는 더욱 돋보인다. 대립과 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전보다는 분명히 더 나은 안정의 틀을 다져가고 있다. 하지만 정치가 양당제의 구도 아래 짓눌린 채 소모적인 정쟁이 끊이지 않고 있어 국민적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부 386 운동권을 비롯한 구시대 정치인들이 끈질지게 존립하며 철 지난 이념과 진영 논리에 빠진 채 권세와 특혜을 탐하고 있어 경제와 사회를 비롯한 우리 모두를 그늘지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를 비판조로 다루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심거나 대외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도록 조장하고 있다. 정치의 왜곡 현상으로 인해 본질적인 건강한 성장을 근원적으로 가로막고 있기도 하다. 사회의 불균형과 불안정은 여전히 근본적인 치유를 필요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한국 사회의 질적 변화를 원한다. 그래야지 희망이 보인다고 믿고 있다. 그에 걸맞는 시대 정신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필요로 한다. 그러자면 정치가 시대적 요구에 따른 비전을 제시하며 그 주도적 역할에 나서야 한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정책 결정과 자원 배분을 수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 누구나가 정치는 쓸모 있고 가치 있으며 바로 나 자신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생각이 드는 법이다.
이젠 2020년대에 걸맞는 '제5의 정치 시대'를 규정하고 이에 대한 담론을 논의하고 방안을 찾아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삶의 질과 문화의 추구, 제4차 산업혁명의 선도, 통일 대한민국의 완수, 전 인류적 과제의 주도 등이 그 핵심적인 과제라 보여진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내실화를 통해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방향으로의 진화가 더해져야 한다. 교육을 비롯해 주택, 일자리, 노후 등에 대한 안정된 기반을 제공하도록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방향과 과제를 담아내면서 모두 함께 힘을 모아나가는 통합 국면이 절실하다. 책임과 의무를 외면한 채 이권과 특혜를 누리면서 시민 또는 피해자인양 내세우는 위선을 직시하고 척결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치의 장이 열린 가운데 국민 다수까지 참여하는 건강한 합의를 이루어가는 일이 필요하다. 개혁적인 보수우파와 합리적인 진보좌파의 협력과 융합까지 시도되어 상생 발전의 길로 가야 한다. 이젠 2020~30년대를 관통할 ‘제5의 시대’를 규정하고 그 실현을 위해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를 향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밀려올 것인데, 그 전에 우리가 물결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2048년이면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만큼 그 전조가 되는 시대상을 밝혀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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