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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선후보 교체' 논란에 대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당무 감사 의지를 드러냈다.
아무리 정치 경험이 일천한 비대위원장이라고 해도 이건 아니다.
이에 대해 친한계는 “당연히 해야 한다”며 반기지만 당내 대다수는 부정적이다.
사실 이건 당무 감사를 할 사안이 못 된다. 그 과정을 온 국민이 지켜봤다.
왜 그런 사태가 발생했는지 그것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안이다.
새벽에 단일화하는 과정은 큰 무리였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실 김문수 후보에게도 책임이 있다.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후보 단일화를 후보등록일 전에 하겠다는 약속한 사람은 바로 김문수 후보였다. 구체적으로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그 약속을 어긴 탓에 ‘후보 교체’라는 무리수가 나온 것이었다.
약속대로 한덕수 후보와 경선을 했다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누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권영세 당시 비대위원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을 만든 것은 김문수 후보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도 모두 공개됐다. 당원 투표를 했고, 그 결과 근소한 차이로 부결돼 김문수 후보가 후보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이처럼 김문수 후보도 상처를 입을 게 뻔한 당무 감사를 통해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더구나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당시 비대위원으로 그 과정을 잘 알고 있을 것 아닌가.
특히 그는 ‘후보 교체’를 반대했다고는 하지만, 당시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그것이 잘못이라면 그 책임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데도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당무 감사를 통해 과연 이 결정 과정이 누구의 지시에서 어떻게 진행이 됐고 이루어졌는지를 확인을 해야 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의 영향력이나 요구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부분까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물론 교체 과정에서 부당한 점이 있다면 밝히는 게 맞다.
그러나 이미 죽은 권력인 윤석열 부부가 그 과정에 개입할 여지는 단언컨대 없다.
그가 무엇을 말하든 그의 말을 따를 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건 상식이다.
누구의 지시로 ‘후보 교체’를 위한 작업이 진행된 것이 아니라 김문수 후보 자신의 발언을 지키라는 당원들의 후보 단일화 요구가 있었다. 압도적이었다.
이걸 굳이 당무 감사를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렇게 해서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라는 약속을 깨고 단일화에 응하지 않아 사태를 이렇게까지 만든 책임이 있다는 걸 밝히고, 교체 작업에 열을 올린 권성동과 권영세, 이양수 등까지 모두가 상처를 입게 만들어서 얻는 이익이 무엇인가.
친한계에게 당권을 넘겨주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면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다.
단언컨대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본 언론인의 관점에서 보면 후보 교체 과정은 당무 감사 사안이 아니다.
권영세 당시 비대위원장은 당원들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려 했을 뿐이다. 그 과정에 무리수가 있었던 것은 경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것을 이행하지 않은 김문수 후보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후보 교체 과정은 당원들의 부결로 막을 내린 사안이다. 그것으로 끝이다.
여기에 무슨 흑막이 있는 것처럼 당무 감사를 운운하는 것은 그 의도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정권을 잡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흠집 내고 당을 해체하려고 눈독을 들이는 마당에 스스로 먹잇감이 되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무 감사를 당권 장악의 기회로 여기는 친한계도 자제해야 한다. 대선 패배에 그대들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지금은 힘을 하나로 모아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민주당 정권과 맞서 싸워야 할 때다. 그런 차원에서 당분간 김문수 후보가 당을 이끌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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