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기동민, 성 상납 의혹 진실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4-17 11: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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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강용석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에서 제기해온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접대 수수 의혹' 관련 질문에 "다 허위"라고 일축했으나 파문은 점차 확산하는 모양새다.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휩싸인 이준석 대표를 '증거인멸교사'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던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15일에는 이 대표의 변호인인 김연기 변호사를 '증거인멸(증거조작) 공동정범'으로 고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 대해 대전지방검찰청 김형록 부부장 검사(현 대검찰청 수사지휘지원과장)가 작성한 수사기록 ▲성상납 의전 담당자였던 김모씨의 음성녹음 파일 ▲또 다른 성상납 의전 담당자 장모씨와 이 대표의 통화녹음 파일 ▲장모씨와 김철근 당 대표 비서실장의 통화녹음 파일 ▲'성상납 부인 사실확인서'와의 맞교환을 위해 김 비서실장이 작성한 의혹이 있는 대전 L피부과 '7억 투자유치 각서' ▲김성진 대표의 자필편지 등이 공개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당선인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벚꽃을 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오랜 법조의 경험을 거친 내 입장에서 전후의 맥락을 볼 때 이 대표가 성접대와 뇌물수수를 한 것이 맞다고 본다"라며 "젊었을 때의 일시적 실수라고도 볼 수 있으나, 그러기에는 그 뇌물의 액수가 너무 크고 성접대의 방식도 고약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또 젊었을 때 그런 일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에게 공적인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공정하고 깨끗한 태도를 더욱 기대하기 힘들다고 본다"라며 "그는 공적인 일을 하는 측근 인사를 보내어 그 증거인멸을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그의 전체적 평판에 대단히 어두운 그늘을 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연 그는 지금이건 장래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임무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 사람일까? 이제 그는 물러나는 것이 우리가 가진 최소한의 양식에 부합하지 않을까?"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오풍연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도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 의혹을 받고 있다. 대표가 되기에 앞서 오래 전의 일이라고 하지만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공당의 대표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이준석은 이 대목에 있어 내로남불이다. 아니면 아니라고 하면 될 일인데 침묵하고 있다. 평소 이준석답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상하리만큼 이 문제에 대해 조용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절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수사기록이 확인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는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이어 나온 수사기록이어서 이 문제는 이준석 대표에게 국한하는 문제가 아니라 여야를 넘나드는 ‘로비파문’으로 번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인터넷매체 ‘더퍼블릭’이 입수한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 관련 재판기록과 대전지방검찰청 수사기록(2017고합212), 대전고등법원 판결문(2017노424)에 따르면, 김성진 대표가 접대비를 요구하면서 장모씨에게 보낸 문자 내용에 접대비와 선물 비용 등이 기재돼 있고, 이중 2013년 7월께 기동민 당시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유흥업소 접대를 제공했다는 내용이 나왔다.


김 대표가 제보자 장모씨에게 보냈다가 이를 다시 김모씨에게 전달한 수사기록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우선 식사는 논현동(임페리얼펠리스 호텔 부근)에서 해결하시고 정무부시장님께서 2차부터 합류 예정이다. 약 7시 30분 예상된다”면서 “4분 정도는 애프터(성매매)를 해야 될 수 있다고 하니 식구분들께서 참고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메시지를 전달받은 김씨는 ‘강남구 역삼동 0000번지 애니팡’이라는 유흥주점 주소를 장씨에게 보냈다. 현재 이 건물에는 지하 1층에 다른 상호로 유흥주점이 운영되고 있다.


사실이라면 이준석 대표에게 성 상납한 김성진 대표가 기동민 의원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성 상납을 한 셈이다. 민주당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어쩌면 이것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준석 대표 역시 그걸 믿고 “허위”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언론이 나서서 이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사실이 아니라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명백한 법원 판결에 대해 “허위”라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무엇이 허위인지 설명하고 국민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성 상납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하고, 김 의원은 의원직을 내려놓고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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