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우크라이나 침공, 초보 대통령 탓" 역풍 조짐에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2-27 11: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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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드렸다면 본의와 달리 표현력 부족했던 것" 사과
진중권 "이재명 인간도 아냐"...윤석열 "대신 사과드린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전 세계 도시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규탄 시위와 유혈 사태 종식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토가입 공언으로 러시아를 자극한 탓"이라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날을 세웠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신의 발언이 영미권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레딧’ 등에 빠르게 퍼지며 역풍 조짐을 보이자 “제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26 밤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전 해당 발언 직후에 러시아의 침공을 분명하게 비판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을 지적한 것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고 해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비난 여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지난 25일 2차 후보자 TV 토론에서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가입해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원인을 제공했다고 탓한 데 이어 26일 파주 유세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방송토론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도자만 무지하지 않으면 그런 걱정 전혀 안 해도 된다”고 장담했던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7일 이 후보 해명 글에 “당신은 참 나쁜 사람이다”고 댓글을 남기며 “감정이 격해서 입에서 심한 말이 나올 것 같아서 이 정도로 해둔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포격에 깨진 창의 유리를 치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크라이나의 국가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 소집되어 떠나는 아빠가 울면서 어린 딸의 뺨에 뽀뽀를 하는 모습 등을 세계인이 다 보는데 표에 눈이 먼 당신만 못 본다”며 “당신도 인간이냐”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도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우크라이나 국민께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 대신 사과를 드린다”고 대리사과에 나섰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가입을 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은 충돌했다’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이 세계로 알려지면서 이를 비난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전직 법무부 장관(추미애 전 장관)이 '지도력이 부족한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현직 법무부 장관(박범계 장관)이 ‘아마추어 대통령’이라고 며 타국의 국가지도자를 비하한 글도 (“해외 유명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왔다”며 “불행한 일을 겪은 다른 나라를 위로하기는커녕,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아무 말이나 하는 모습이 전 세계인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후보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외로 가지 않고 수도 키예프에 남아 결사 항전을 이끌고 있다"며 “러시아의 침공이 우크라이나 탓이라 하는 것도 심각한 무지의 소산”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타국의 전쟁을 남의 일로 치부하고 말로만 평화를 외치는 정치인에게 우리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이 후보에 거듭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 “무력 침공한 러시아보다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자초했다고 보는 이 후보의 인식이 충격적”이라며 “역사의 바른 편에 설 생각이 없는 정치인”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겸 방송인 올레나가 자국 대통령을 아마추어라고 비판한 MBC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를 직격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엠빅뉴스'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위기의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약 3분짜리 영상을 통해 "2019년 정치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에서 대통령이 된 드라마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라며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아마추어 같은 그의 정치 행보가 비판받고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올레나는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고 "원하는 그림만 보여주고 일부 사실만 얘기하면서 '우크라이나처럼 되지 않게 선거를 잘하자'는 메시지를 푸시하는 것 같은데, 이게 언론사가 할 짓이냐"며 "2022년 언론의 행태가 마치 80년대 독재정권 뉴스에서나 나올법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젤렌스키를 지지하고 투표한 우크라이나 국민 72%가 바보라고 생각하냐"고 반발했다.


이어 "프레이밍도 적당히 하는 게 능력"이라며 "개인 유튜브도 아닌 언론 매체인데, 언론인답게 중립적으로 뉴스를 보도하라"고 질타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지적에 대해 "젤렌스키의 정치 행보가 누구한테 비판받고 있냐"며 " 언론사(엠빅뉴스)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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