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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윤리위 징계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에서도 당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과 지방선거의 잇따른 패배에도 자숙하기는커녕 8월 전당대회 출마계획을 접지 못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먼저 야당의 상황부터 살펴보자.
민주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15일 '6·1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골자인 검찰개혁법 강행 처리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의원의 출마 강행 등을 꼽았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지난 지방선거는 중간층 견인도, 지지층 결집도 실패한 선거"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으론 조국 사태와 내로남불 프레임, 부동산 정책 실패, 독선적 국정 운영 등 문재인 정부 책임에 더해 후보였던 이 의원의 이미지, 대장동, 법인카드 논란과 그 이슈를 대하는 태도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대선과 지선 패배의 공통적인 패인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이재명 의원이다.
앞서 다른 모임의 선거 평가에서도 이재명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잇따라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은 지난 8일과 1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를 열었다.
대표 발제자로 외부 인사를 초청한 두 번의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의원은 본인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당 대표에 출마하면 안 된다"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만일 이 의원이 8월 전당대회에 출마를 강행할 경우 당이 다음 총선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해철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재명 의원이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대선과 지방선거) 평가 이후에 새로운 길을 가야 할 전당대회에 (이 의원이) 바로 출마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잘라 말했다.
강원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이광재 전 의원은 이재명·전해철·홍영표 의원의 전당대회 동반 불출마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 의원은 당내의 잇따른 책임론과 불출마요구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실상 출마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하고 있는 셈이다.
당이야 다음 총선에서 패하든 말든 우선 나부터 살고 보자는 못된 심보가 아닐 수 없다.
여당은 이준석 대표가 문제다.
당 대표로서 그동안 ‘자기 정치’를 위해 제멋대로 행동하고, 특히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와 수차례 갈등 빚던 이 대표가 뜬금없이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 그동안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특히 안철수 의원에게 해묵은 감정을 드러낸 것은 ‘자기 정치’가 아니라 ‘타인 정치’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건 말장난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자기 정치’는 ‘개혁’이고 자신을 반대하는 모든 당내 세력은 ‘반개혁’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오는 27일로 예정된 당 윤리위 징계를 빠져나가려는 술책일 뿐이다.
당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지면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게 되는 것이다. ‘성 상납’과 ‘증거인멸 교사’라는 딱지가 붙어 다시는 정치를 재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7일 이전에 반개혁 세력들의 반발로 정치개혁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명분으로 대표직을 스스로 내려놓을지도 모른다. 그로 인해 자신은 정치재개 기회를 얻을 수 있겠으나, 당은 반개혁 세력 집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는 것이다.
당이야 어떻게 되든 우선 나부터 살고 보자는 이준석 대표와 이재명 의원 같은 사람들에게 당권을 맡겨선 안 된다.
이준석 대표가 온갖 의혹에도 낙마하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국민의힘은 그로 인해 다음 총선을 기약하기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재명 의원이 8월 전대에서 당권을 장악한다면 민주당이 다음 총선에서 참패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당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준석 대표와 이재명 의원은 당권 욕을 버리고 백의종군하라. 그러면 혹여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겠지만, 끝내 욕심을 내려놓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당신들의 정치생명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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