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몰락의 서막?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3-15 1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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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이 정치권을 뒤흔든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충정로 대통령‘이라 불리던 유튜버 김어준 씨를 향한 비판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그의 방송에는 출연하지 않겠다며 손절하는 인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그간 여권의 '상왕'처럼 군림하던 김 씨의 몰락을 알리는 서막이 오른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에서 김 씨는 불가침의 성역처럼 존재해 왔고, 그를 비판하는 것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기'처럼 여겨졌다.


김어준 씨 유튜브는 구독자가 227만 명에 달하고, 민주당 국회의원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출연 섭외 전화만 기다린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권 내에서 막강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선거 때마다 후보들을 줄 세우는 등 ‘상왕’ 노릇을 하기도 했다.


작년 8월 민주당 당 대표 선거 때 김씨가 정청래 대표를 밀어주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박찬대 의원이 패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당시 세간에선 청와대 대통령 이재명보다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이 더 막강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렇게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거래설' 의혹을 제기한 것이 원인이다.


이에 정청래 지도부가 장인수 전 기자를 고발하면서도 정작 방송을 내보낸 김어준은 고발대상에 제외하고 말았다.


그러자 당내 친명계를 중심으로 "김씨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한편 김씨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선언도 잇따르는 등 '손절'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김어준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자신은 장 전 기자가 거래설을 터뜨릴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거듭 해명했다.


그는 "취재 내용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장 전 기자 본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장 전 기자가 (의혹을) 터뜨릴 장소로 선택할 만큼 (내 채널의) 접속자가 많은 걸 왜 사과해야 하냐"고 따져 물었다. 심지어 "우리는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좋다. 모조리 무고로 걸어 버릴 것"이라고도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사전에 내용을 전혀 몰랐다’라는 김씨의 해명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씨가 김씨 유튜브 출연 전날 자신의 유튜브 게시판에 “검찰개혁과 관련해 ‘충격적인’ 단독 취재 결과를 전해 드릴 예정”이라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장씨가 10일 방송에서 “중요한 거 하나 얘기하고 싶다. 단독 보도다”라면서 거래설을 말하자, 김씨는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큰 취재를 했네” “특종을 했다”라고 말했다. 11일엔 다른 출연자가 “거래설이 사실이면 대통령 탄핵 사유”라고도 했다. 이 때문에 여당 내에서도 “장씨와 김씨는 사실상 공범”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친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의혹을 처음 거론한 장인수뿐 아니라, 팩트체크에 소홀했던 김어준 역시 책임이 무겁다고 했다.


당내 친명계 최대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논평을 통해 "(김씨가) 언론 기능을 하는 뉴미디어를 자처했으니 응당한 책임을 지고 반성과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급기야 김씨 방송에는 출연하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나왔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김씨 채널에선)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친명 핵심'으로 불리는 박찬대 의원도 "(김씨 채널에는) 출연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됐다"고 전했다.


충정로 대통령은 이렇게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김씨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가 그 원인이다. 이런 현상은 좌파진영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우파 진영에도 있다. 장동혁 당 대표를 자신이 만들었다고 떠벌리며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애완견 취급하는 전한길 같은 부류도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정치인들이 코인팔이 유튜버들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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