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의자’ 적시 사건 늘어날까?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3-30 12:05:1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앞으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경 포토라인에 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현재 이재명 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한 사건만 해도 한둘이 아닌데, 문재인 정권 당시 경찰이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 했던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 사건들에 대해 검찰이 사건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달라며 재수사를 요청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 대표가 ‘피의자’로 적시될 사건들이 더 늘어 날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4일 검찰로부터 '김혜경 수행비서 채용 의혹'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청을 받았다.


이 사건은 이른바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청 별정직 5급 배모 씨가 사실상 이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수행비서로 일했다는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1년 12월 "김씨가 2018년부터 3년간 배씨를 수행비서로 뒀다. 결국, 혈세로 지급하는 사무관 3년 치 연봉이 '김혜경 의전'에 사용된 것 아니냐"라며, 이 대표와 김 씨 등을 직권남용과 국고손실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경찰은 배씨가 공무원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한 채 김씨의 사적 심부름 등을 비롯한 의전 행위를 주 업무로 했는지 등을 수사했으나 배씨의 채용 절차상에 문제가 없었고, 배씨가 실제로 공무원 업무 수행을 한 사례도 있으며, 김씨의 수행비서로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12월 이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배씨가 성남시와 경기도에 각각 채용된 과정과 여러 장의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던 배경, 맡았던 업무 등을 다시 살펴봐달라는 취지로 3개월 만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지난달에도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 중 하나인 '코나아이 특혜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경찰에 요청했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용사인 코나아이 측에 유효기간과 채권소멸 시효가 지났지만, 이용자가 사용·환불하지 않은 낙전수입 등 추가 수익을 배분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해당 의혹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1년 12월 국민의힘 측으로부터 제기됐다. 이후 논란이 확산하자 한 시민단체는 의혹을 해소해달라며 이 대표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지만, 경찰은 이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며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6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청을 했다.


물론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하더라도 경찰이 그대로 불송치 결정을 유지하면 이 대표는 이런 사건들로 인해 검경 포토라인에 서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다.


검찰의 요청에 따라 이재명 대표의 장남 이모씨의 '성매매 의혹' 사건을 재수사한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검찰이 이씨의 재수사를 요청했으나 경찰은 새로운 증거를 발견되지 않아 또다시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


그러나 '김혜경 수행비서 채용 의혹'과 '코나아이 특혜 의혹'은 이 모씨의 '성매매 의혹' 사건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경찰이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유지했다가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경찰은 문재인 정권 때처럼 안일하게 수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설사 불송치 결정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이재명 대표가 자주 거론되는 것은 본인은 물론 민주당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온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하는 참혹한 대가를 치를지도 모른다.


문제는 당 대표와 당을 분리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점이다.


‘만장일치 거짓말’ 논란까지 낳았던 이재명 대표의 당직 유지 결정과 관련해 당헌 80조의 적용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으나 당은 당무위의 결정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런 결정을 백지화하기엔 이미 너무 나갔다. 이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공동운명체가 되고 말았다. 이재명 대표의 몰락이 민주당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범죄 피의자를 내치지 못하고 되레 ‘방탄’에 앞장선 대가이니 누구를 원망하랴.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