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원외 인사들 비명계 겨냥 '더새로' 포럼 출범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수습국면에 접어들었던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이정근발 ‘2021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파장으로 계파 간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이 재명 대표가 비명계 위주의 당직 개편을 통해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당내 갈등이 이정근 발 돈봉투 의혹 파장으로 다시 위기에 처한 모습"이라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갈등' 불씨가 여전한 상황에서 당이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진상 조사에 나서면 십중팔구 당내 계파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 전대 당시부터 송영길 이재명 두 전현직 대표에 대해 "밀월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줄곧 제기됐었다.
특히 지난 대선 경선 때 비명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송 전 대표가 사실상 이 대표를 지원한다는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이 대선 패배 후 이 대표가 송 전 대표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재보선에 출마하면서 가속화 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말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될 친낙(친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 심포지엄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연대와 공생'이 민주당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의 '심장'에 해당하는 광주를 첫 지방 심포지엄 개최지로 선택한 배경이 예사롭지 않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다.
심포지엄에서 주된 논의 주제로 팬덤 현상에 한국 정치에 끼치는 부작용과 악영향을 다룰 것으로 알려지자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극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을 겨냥한 것으로 결국 민주당 '이재명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귀결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0일 장인 발인으로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새벽 일찍 '연대와 공생' 관계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격려한 데 이어 13일에는 설훈, 윤영찬, 이개호, 김영배, 오영환 의원 등 10여명의 의원과 만찬을 해 주목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연대와 공생' 관계자들을 향해 "(활동이) 학문적인 것으로 끝나서는 안되고, 한국 정치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돈 봉투' 파동도 친낙계 움직임에 힘을 싣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됐던 2021 5.2 전대는 당시 비문계 송영길 전 대표와 친문계 홍영표 의원이 치열한 각축전 끝에 홍 의원이 40% 반영된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기고도 45%가 반영되는 전국대의원 투표에서 간발의 차이로 송 전 대표에 뒤지면서 최종 0.59%p 차이로 당권을 놓친 결과로 끝났다.
'돈 봉투' 살포 의혹이 사실이라면, 0.59%p 차로 당권을 놓친 홍영표 의원은 불법정치자금에 당대표직을 빼앗긴 피해자가 되는 셈이다.
홍 의원이 친낙계의 '연대와 공생' 활동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는 배경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친명계도 결집을 위한 물밑 움직임을 시작한 가운데 원외 인사들 중심으로 '더새로' 포럼을 출범하는 등 세 규합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당원 중심 민주당으로의 혁신 △권리당원의 현역 의원 평가 참여 보장 △현역 의원의 단수 공천 불허 등 개딸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출범 선언문에 담았다.
포럼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대체로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친명계 인사들로 알려졌다.
공동대표에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와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 황현선 조국 민정수석 보좌관이 이름을 올렸고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윤재관 문재인정부 청와대 비서관,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여했다.
특히 친명계 김용민 의원이 정당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 요구 권한을 당원에게 부여하는 '정당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을 두고 친명계 결집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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