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안철수 이어 당 지도부까지 힘 싣는 기류
이양수 "수도권 민심 우리 당에 우호적이지 않아"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해프닝으로 끝난 듯 했던 신평 변호사의 '국민의힘 수도권 총선 위기론'이 국민의힘 내부의 백가쟁명으로 탄력을 받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당 지도부조차 위기론에 동조하는 모양새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0일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해 지도부를 탓하는 당내 인사를 겨냥해 "마치 몇몇 지도부가 노력하면 될 것처럼, 인물만 잘 고르면 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다소 부분적인 시각"이라며 "지도부에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수석 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굉장히 타당한 이야기 중 하나이지만, 새로운 분석이거나 갑자기 튀어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오래된 이야기"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수도권 민심이 우리 당에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며 "우리 당은 역대 선거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겨본 적이 많지 않다"고 신 변호사 위기론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기려면 인물을 많이 확보하고, 20~40대가 원하는 정책을 많이 구사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약한 고리들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더 진일보한 정책들을 내놓는다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상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의 책임감 부재 등을 질타하면서 “이런 발언이 나오기까지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왔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집권당이 정부에 목소리를 내면서도 필요한 정책 추진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실과 원팀으로 하모니를 이루어야 하는데 대통령실 대변인 수준으로 위상과 존재감이 낮아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직격했다.
특히 그는 "(신 변호사가) '윤 대통령이 신당 창당까지 생각한다는 말을 얼핏 들었다'고 발언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얼토당토않은 주장이 제기된 건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길을 잃고 헤맨 때문이지만, 차기 총선에 대한 심각한 우려 만큼은 간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왔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우선 당이 존재감이 없다. 많은 당원이 대통령과 장관만 보이고 당과 당대표는 안보인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가 붕괴하면 우리 당 지도 체제에 대한 변화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며 "당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안철수 의원은 수도권 인물난을 우려하면서 위기론에 동조했다.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한 안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헛발질을 해도 여당이 전혀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민심이 이반됐다는 증거”라며 “(한국)갤럽을 포함해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내년에 야당을 뽑겠다는 의견이 여당을 뽑겠다는 의견보다 작게는 10%(p)에서 많게는 20%(p)까지 더 많다”고 말했다.
당원권 정지 상태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민주당은 가장 어려운 상황이고 우리 당은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지율이 비슷하다”며 “총선에서 상당히 고전할 수 있다는 현실적 분위기가 있다”고 가세했고 김성태 당 중앙위원장 의장도 “현재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조금 앞서는 부분이 있지만 이걸로 당장 총선을 하면 우리가 이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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