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공천룰 변경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의 중심에 선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20일 "공천룰이라고 하는 건 국회의원 모두에게 이해관계가 직접 있는 것이어서 너무나 예민하다"며 "혁신위가 할 수 있는 일은 전권을 주신다고 처음에 말씀을 주셨으니까 그 말씀을 믿고 따르는데, 결국은 국민이 원하는 게 다 의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외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현역 절반, 3선 이상 다선의 75% 이상 물갈이' 제안에 대해서는 "뭐 그런 제안도 제안 중의 하나일 수 있다"며 "여러 분들이 물갈이는 좀 해야 한다, 인적 쇄신이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 말씀들을 하시니까 그런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상민 의원 등의 당내 비명계의 비판적 목소리에는 "공천권 갖고 지금 한마디도 나오지도 않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일축하면서 "개인 정치를 위해 수위를 넘어 분열을 조장하는 경우들도 있다"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공천권을 쥔 이재명 대표 눈치를 보느라 윤리적 문제 등에 대응을 못한다'는 여당 측 지적에 대해서도 "그건 그 쪽 분들의 판단"이라고 받아쳤다.
이에 대해 친낙계 윤영찬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혁신위원회가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서는 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 이건 혁신위가 혁신할 것이 없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에 대한 반성과 평가, 대선부터 시작해서 지방선거, 그 이후에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서 반성과 평가가 있어야 이걸 바탕으로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 대표 현 체제를 건드리지 않겠다고 해버리는 것은 문을 닫아놓고 길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민주당이 신뢰를 잃은 원인을) 180석의 오만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선 “우리 당은 지도부가 있고, 지도부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모든 것을 180석, 180명의 문제라고 얘기해버리면 혁신위가 문제를 굉장히 방만하게 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혁신의 이유는 결국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이 승리하는 것”이라며 “그 궁극적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당의 다양한 세력들이 확장성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시키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위기라고 인정하는 부분이 확장성 문제 아니냐"며 "우리 현재 체제로는 그 확장성을 넓히는 데에 한계가 있다. 여러 사람이 목소리를 내고 다양하게 활동하면서 우리 당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우리 당의 민주주의가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에서 이낙연 전 대표로 상징되는 세력들도 우리 당에서 당연히 존중받고 또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혁신위원회는 민감한 공천룰을 손대려 하고, 비명계는 이재명 체제 평가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양측이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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