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이 운동의 일환으로 출생이나 입학, 결혼, 승진 등 각종 뜻깊은 날을 맞은 시민들에게 나무심기를 권장해 266만그루를 25개 자치구가 마련한 수목공원에 심도록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자체 감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363억원을 들여 심은 245만400그루중 5.5%인 13만5000 그루가 말라 죽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의 나무 심기 사업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민들이 각종 뜻깊은 날을 기념하기 위해 심은 나무들도 가뭄때 물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말라 죽어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달 29일 종로구 인왕산수목원에 딸에게 나무를 보여주기 위해 한 수목원을 찾아갔다가 나무가 없어 낭패를 보았다는 한 시민은 “시민들이 기념을 해서 심은 나무만큼은 제대로 관리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따지면서 “나무가 죽어 뽑혔다는 사실을 알 때 마음에 받는 상처를 생각해 봤느냐”고 반문했다. 그런가하면 또 다른 시민은 “앞으로 더 많은 나무를 심는 것보다는 심은 나무를 제대로 관리하는데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민들의 원성에 대해 한 자치구의 관계자는 “관리를 할 수 있는 인력이 고작 1명으로 2만여평에 달하는 수목원을 혼자서 관리하기는 사실 힘들다”며 “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자치구들이 관리할 수 있는 인력, 장비, 예산확보 등이 선결요건”이라고 덧붙였다.
2개월 정도 남은 ‘생명의 나무 1000만그루 심기운동’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이 없어서 돈이 부족해서’라는 틀에 박힌 말보다는 수목원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대책방안들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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