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상암동 주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5-14 18: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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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팀 기자 최애선 {ILINK:1} 서울시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3곳, 양천, 강남, 노원 쓰레기 소각장 중 주민 마찰 없이 건립된 곳은 어느 한 곳도 없다. 자신들의 거주지에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는 주민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우여곡절 끝에 지은 소각장도 각 자치구들의 쓰레기만 반입, 가동률이 34%를 밑도는 등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포, 용산, 중구가 함께 사용하는 쓰레기 소각장이 상암동에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도 역시 서울시와 주민들과의 적지 않은 마찰이 있었으나 님비주의를 극복하려는 주민들의 노력으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우선 상암동 주민대표 100여명으로 구성된 ‘상암동주민협의회’는 일본의 쓰레기 소각장을 견학하는 등 긍정적인 입장으로 쓰레기 소각재가 3%이하로 발생하는 최신식 시설과, 중구와 용산구의 부담금을 인근 주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사용한다는 단서아래 지난해 상암동에 타구의 쓰레기를 함께 소각하는 쓰레기광역화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이들이 원하는 열분해용용방식(대우) 대신 스톡카와 로타리 킬른방식이 합쳐진 LG의 기종이 낙찰돼 문제가 일어날 듯 했으나 이 역시 건설관리본부와 주민들이 추천한 자문들로 구성된 자문소위원회를 통해 LG 기종의 입찰계약 내용에 대한 실현성 검증되면 문제를 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포구와도 끊임없는 대화를 갖고 중구와 용산구가 소각장 사용에 따라 지원한 110억을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복리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상암동주민협의회 이병만 총무는 “우리가 쓰레기 산을 안고 살았기 때문에 그 고통을 너무나 잘 알아 또다시 어느 곳에 쓰레기 산을 만들고 싶지 않아 무조건적인 반대는 하지 않는다”며 서울시가 광역화 협약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길 희망했다.

혐오시설의 원만한 건립은 정부 한 쪽의 힘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각종 사례를 통해 잘 봤다.

주민들이 시설 건립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정부는 주민들의 말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해주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열린 마음이 서울시와 마포구의 무성의로 다시 님비주의로 돌아서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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