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서적을 살리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7-13 17: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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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기자 문향숙 {ILINK:1}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100여년 가까이 종로를 지켜온 종로의 명소, 종로서적이 문 닫은 지도 한 달이 돼간다. 어쩌다 종로거리를 지날 때마다 굳게 닫혀 있는 셔터 문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젊은이들의 거리 종로의 상징이자 초대형 서점의 시초(1907년 개점)로써 종로서적은 한 서점의 의미 이상을 가진 곳이다. 이런 종로서적이 지난달 최종부도처리 된 것은 오랫동안 거래해 온 출판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80년대초 교보문고가 들어서고 90년대초 영풍문고가 문을 열면서 종로서적의 변화는 예고된 일이었다. 층계를 오르내리며 책을 찾아야 하는 복잡한 구조와 비좁은 내부, 주차장 부재 등의 불편함은 독자들을 하나둘 다른 경쟁사로 떠나가게 만들었고 90년대 말 등장한 인터넷 할인서점들의 등장은 종로서적의 발길을 끊게 했다. 투자에 무관심했던 경영진의 방만한 운영과 노조원과의 마찰, 다른 경쟁사로의 직원 이적등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치 못한 종로서적은 끝내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러나 종로서적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지성의 상징이자 문화계의 선두주자요 만남의 장소로 추억을 간직한 곳이 아닌가. 날로 달로 변해 가는 서점계의 흐름에 대처하지 못한 경영진의 무책임한 운영방식은 차치하고라도 종로서적의 긴 역사가 사라지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현재 종로서적의 역사 살리기를 위해 출판인들이 나서고 있다. 출판인 회의에서는 문화계 인사들이 중심이 돼 국민주 모금운동 방향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경영진이 아닌 외부의 제3자가 개입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겠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 종로서적의 재건 문제가 더디게 흘러가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까지도 부채가 집계되지 않았고 부도에 대한 법적 처리절차, 월급을 압류 당한 노조원들과의 문제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이제는 종로서적의 빠른 재건을 위해 시민들이 나서야 할 때다. 어쩌면 종로서적의 진정한 주인은 그곳에서 우리의 젊음과 지성을 함께 했던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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