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이기 인사’는 안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8-03 14: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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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정팀 기자 서정익 {ILINK:1} 최근 열린 시·구청장 정책회의에서 구청장들이 시와 자치구, 자치구간의 4, 5급 인사 교류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3일까지 각 자치구로부터 희망자 명단을 제출 받고 심의·조정작업을 벌인 뒤 이달 20일쯤 이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사 대상은 각 자치구의 4급(국장급) 2명 내외, 5급(과장급) 10명 내외로 모두 300명 정도다. 이번에 실시될 인사교류에 대해 서울시는 지방자치가 실시된 후 10∼20년 동안 인사교류가 없어 스스로 인사교류를 원하는 경우도 있으며 특히 이들이 지역의 토착세력이 되는 경우가 많아 순환보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사불균형과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추진되어야 할 인사교류를 두고 본인 의사에 반하는 전보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구청장의 간부 길들이기 식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공무원 내부에서도 4·5급 간부들이 민선 3기에 새로 취임한 구청장에게 줄서기를 다시 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길들이기 식 인사가 아닌 타구전출을 적극 희망하는 간부들을 우선적인 교류대상자로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구청 인사 담당자는 4급 2명, 5급 3명이 순환보직 신청을 했고 타 구 에서도 신청자가 있을 걸로 본다며 그동안 인사교류가 너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순환보직이 긍정적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한 구청의 관계자는 구청장이 바뀐 구청의 경우 구청에 몸담고 있기가 불편한 간부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간부직 들은 순환보직을 희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번에 실시하는 인사교류의 문제점은 우선 순환보직을 희망하는 간부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또 순환보직을 신청한 간부들도 자신의 이름이 구청 내부에서도 공개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공개적인 인사정책인지 의문이다. 이번 인사교류가 구청장의 인사권 남용과 전횡으로 비쳐져서는 안 될 것이다. 또 교류대상자의 명단과 선정기준을 사전에 공개해 인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인사교류로 인한 잡음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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