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지난해 서울지역 15세 이상 여성가운데 경제활동을 한 여성은 198만명(49.2%)에 달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남성의 경제활동참여율 74.7%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왜 여성들의 경제활동참여율이 남성에 비해 떨어질까란 해묵은 질문을 던져본다. 2001 서울여성백서에 따르면 서울시 비경제활동여성 204만100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2만3000명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가사 및 육아’를 꼽았다. 이는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각종 가전제품과 정책이 생겨도 여전히 여성들에게 큰 부담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얼마 전 서울시는 구립어린이집을 각 동에 1개 이상씩 건립하고 야간 또는 24시간 보육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최근 구립어린이집 운영실태를 취재를 하면서 한 가지 우려가 생겼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혹은 일주일에 5일을 보육시설에서 보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보육시설이 최대한 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고는 하지만 어디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만 하겠는가. 어린이가 중심이 되어야할 어린이집이나 놀이방이 점차 부모를 위한 곳이 되어가고 부모들 역시 보육에 대한 책임감이 느슨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여성들의 경제활동 활성화 방침을 이제는 보육정책이 아닌 여성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출산율이 프랑스 등 유럽보다도 낮다고 한다. 이런 추세를 고려해서라도 어린이집을 늘려 가는 것보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시간에 양육시간을 고려해 주는 근본적인 정책이 논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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