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는’카드 너무 많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9-11 15: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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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기자 박용준 {ILINK:1} “수개월동안 고심해 개발한 상품이 시판된 지 2~3일이 지난후 경쟁사에서 유사상품이 쏟아져 나왔을 때는 허탈하기도 하고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모 카드회사 직원의 넋두리다. 국내 카드시장에는 어느 한 카드회사에서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면 대부분 1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다른 카드회사에서 이를 복제하는 `상품 베끼기’가 확산되고 있다. 각 카드회사들의 이런 업무 형태로 특징있는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예를 들어 모 카드회사에서 여성전용카드를 선보이면 모든 카드회사에서 비슷한 여성전용카드가 나오는 식이다.

또 한 카드회사에서 수수료율 0%의 상품을 출시하니까 그동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난색을 나타내던 때와 달리 너도나도 가맹점 수수료율 0%인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권을 시작으로 주5일근무제가 확산되면서 각 카드사들은 여행 레저 등 사람들의 여가생활이나 취미생활과 관련된 카드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몇몇 상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상품들은 서비스내용에 있어 `대동소이’하다. 물론 카드사들의 상품 베끼기 현상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카드사들은 회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독자적인 아이템개발도 중요하지만 개발한 아이템을 충족시키기 위해 경쟁뿐만 아니라 제휴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에도 상도가 있어야 한다. 같은 제2금융권 업계인 생보업계에는 신상품 개발이익에 관한 협정이란 것이 있어 한 보험사에서 기존 보험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들과는 전혀 다른 신상품을 내놓을 경우 일정기간 동안은 경쟁사에서는 비슷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업계에도 한 카드사에서 개발한 독창적인 상품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경쟁업체에서 이와 비슷한 상품을 개발 및 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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