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거머쥐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윤미진은 종이 한장의 실력 차이인 세계 최강 한국 여자대표팀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존재다.
경기 송정초등학교 4학년 때인 93년 활을 잡은 윤미진은 시드니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2위로 대표팀에 발탁된 뒤 태릉선수촌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고 올림픽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금메달을 따냈다.
미세한 주위 환경 하나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양궁 경기에서 윤미진은 좀체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줘 `국제대회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드니올림픽 당시 17세의 고교생이었던 윤미진은 준결승에서 당시 대선배이자 한국의 간판스타 김수녕과 대결하면서도 시종 웃음을 지으며 거침없이 활시위를 당겨 오히려 김수녕을 위축시켰다.
하지만 윤미진은 올림픽에서 스타가 된 뒤 유명세를 치르느라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2001년 5월에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윤미진은 다음 해 대표팀에 복귀,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4강에서 대만의 복병 유안슈치에게 패해 동메달에 그치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그러나 윤미진은 2003년을 계기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해 6월 터키에서 열린 유럽그랑프리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우승한 윤미진은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관왕, 8월 아테네국제양궁대회 2관왕을 차지, 3차례 출전한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올림픽에 이어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적이지만 특히 아테네 국제양궁대회의 우승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이 대회가 열린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올림픽 양궁경기가 개최되기 때문에 윤미진은 확실한 사전 답사를 하고 온 셈이다.
이처럼 화려한 2003년을 보낸 윤미진은 이제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대표팀 선발전을 앞두고 태릉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윤미진은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경기장 안을 휘감아 도는 바닷바람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팀 전원이 세계 최강의 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모두 따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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