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승 진수 보여주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2-01 20: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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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호령할 스타 ⑤ 유도 이원희 “연승행진이 멈춰 섭섭했지만 오히려 부담은 덜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년 아테네올림픽을 차분히 준비하겠다.”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 꿈을 이루기 위해 태릉선수촌 필승관에서 연일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 남자유도의 간판 이원희(23·한국마사회)는 밝은 미소에도 결의는 굳어 보였다.

2002년 오스트리아오픈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인 이원희는 보성고 선배이면서 같은 마사회 소속으로 73㎏급의 강력한 라이벌인 최용신(26)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채 2인자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오픈대회 유럽투어를 앞두고 국가대표 1진이었던 최용신이 갑작스런 배탈로 대회 참가를 포기하면서 진흙 속에 묻혔던 진주는 드디어 영롱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헝가리오픈(2월)을 시작으로 회장기(3월), 체급별선수권(7월)에서 차례로 정상에 올랐고 `2003대구유니버시아드(8월)에서 개인전 5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단체전을 포함해 2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여세를 몰아 일본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9월)에서도 6경기 중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한판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어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고 전국체전과 아시아선수권대회(이상 10월), 대통령배(11월)까지 거푸 제패했다.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이원희의 어깨는 무겁다.

전체 48연승 중 43승을 한판승으로 따내 얻은 `한판승의 달인’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올림픽에서 금빛 메치기에 성공,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 유도의 실추된 자존심을 살려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맡겨졌기 때문이다.

또 개인적으로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을 이미 제패한데 이어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딴다면 한국 유도 사상 첫 그랜드슬램의 꿈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다.

지난 93년부터 세계선수권 3연패를 이뤘던 전기영 남자대표팀 코치에 못지 않은 탄력있는 몸놀림과 흠 잡을 데 없는 다양한 기술을 가진 점도 아테네올림픽에서의 금메달 가능성을 높인다.

이원희는 “패배가 오히려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보약이 될 수 있다. 처음 서는 올림픽 무대에서 정상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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