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세계선수권대회 헤비급(80㎏ 이상급)에서 정상에 오른 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 달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졌던 아테네올림픽 세계선발전에서도 가볍게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문대성은 올림픽과는 유독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국내 선발전에서 문대성은 `태권 황제’로 불렸던 김제경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당시 대한태권도협회가 국제적 명성이 높은 김제경을 뽑기 위해 심판 판정에서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뒤따랐지만 문대성은 묵묵히 감수했다.
그런데 국내 선발전때부터 허벅지 부상에 시달렸던 김제경은 아픈 부위가 완치되지 않아 결국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2위를 차지했던 문대성이 자동 출전권을 획득하는 듯 했다.
하지만 협회는 선발전 3위에 올랐던 김경훈과 문대성의 재대결을 요구했고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던 문대성은 2-3으로 져 올림픽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땐 정말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태권도를 계속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도 들었고 (김)제경이 형과 매일 술만 마셨죠”
190㎝의 훤출한 키에 호남형 외모만큼 인터뷰에서도 시원시원한 성격을 드러내는 문대성이지만 지금도 시드니올림픽 선발전을 되풀이 얘기하는 것을 싫어한다.
문대성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상무에 입대했지만 올림픽에 대한 꿈을 버릴 수는 없었다.
군생활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 맺혔던 응어리를 반쯤은 풀었다.
이제 문대성은 아테네올림픽을 자신의 마지막 무대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지난 달 파리 세계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국내에서 다시 올림픽 선발전을 치러야 한다.
태권도협회는 4월께 문대성을 비롯해 류근무, 오선택(이상 가스공사), 김학환(청주대) 등 80㎏ 이상급 선수중에서 3명을 선발, 태릉선수촌에 입촌시켜 리그 형식의 평가전을 치러 6월초에 최종 국가대표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기량과 경력면에서 가장 앞선 문대성이 유력한 대표주자지만 시드니때 한번 비켜갔던 운명의 여신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문대성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면 올림픽 금메달을 반쯤은 손에 넣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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