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21일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결에서 0-2로 완패한 경기 결과는 둘째치고 내용면에서도 극히 실망스러운 플레이로 일관해 우려를 자아냈다.
일본전에서 드러난 김호곤호의 문제점은 그동안 수없이 지적됐던 `확실한 킬러 부재'가 아니라 `조직력 난조'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플레이메이커 김두현(수원)이 중원 싸움에서 밀리며 제대로 활로를 개척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미드필더들이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패스미스를 남발한 장면은 작년 2차례 한일전에서 시종 상대를 압도했던 그 팀이 맞느냐는 의구심마저 불러 일으켰다.
김 감독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좋지 못한 패스미스가 여러 번 나왔고 결국 패인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에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몇 차례 있었지만 스리백 수비라인에서 미드필더진을 거쳐 스리톱 공격 라인까지 이어지는 패스가 번번이 일본 선수들에게 인터셉트 당하면서 도리어 아찔한 역습 위기를 맞고 흐름을 빼앗겼다.
전반 19분과 25분, 28분 3차례 미드필드에서 일본의 발빠른 공격수 다나카 다스야(우라와 레즈)에게 어이없이 볼을 빼앗기자 전체 포메이션의 조직력이 순간적으로 흔들렸고 결국 이는 한국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일본 선수들의 기를 완전히 살려주는 꼴이 됐다.
올림픽팀 기본 전형인 3-4-3 포메이션에서 다이아몬드형 미드필더진의 꼭지점 역할을 하는 김두현의 대체요원이 마땅찮다는 점도 김 감독의 걱정거리.
김 감독은 후반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김두현 대신 전재운(울산)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으나 합격점을 주기에는 미흡했고 청소년대표팀에서 발탁된 권집(수원)에게 지휘관 역할을 맡기기에는 아직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올림픽 예선에 차출이 가능하다면 박지성(PSV에인트호벤)에게 플레이메이커의 중책을 맡기는 복안도 갖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고질병으로 지적돼 온 마무리 능력 부재도 고스란히 재연됐다.
그동안 올림픽대표팀에서는 중앙 스트라이커보다 측면의 최태욱(인천), 최성국(울산)이 오히려 킬러 역할을 맡아왔는데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 스트라이커 정조국(안양)이 전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후반 교체 투입된 조재진(수원) 역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했다.
또 한 명의 스트라이커 요원 김동현(수원)도 컨디션이 나빠 당장 기용하기는 어려운 상황.
스리백 수비라인도 중앙수비수 임유환(전북)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지우기 힘든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재활중인 김치곤(안양)이 컨디션을 회복하면 다음달 3일 중국전에서는 김치곤-조병국(수원)-박용호(안양)를 베스트로 세우는 수비 라인업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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