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입성 놓고 안양·부산 충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2-26 19: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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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이전 의향서 각각 제출 … “팀해체도 불사한다” 배수진 프로축구 안양 LG와 부산 아이콘스가 서울 연고 이전을 위한 의향서를 제출해 서울 입성을 둘러싸고 양 구단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안양과 부산은 연고 이전 신청 마감일인 25일 오후 서울 입성 권리금(서울월드컵경기장 건설분담금) 75억원에 대한 납입 각서를 첨부한 의향서를 프로축구연맹에 각각 전달했다.

당초 서울시가 이미 안양을 연고팀으로 내정한 상태라 안양의 단독 의향서 제출이 유력했지만 부산이 논의를 거듭한 끝에 도전장을 내밀어 내달 초 연맹 이사회에서 최종 낙점을 기다리게 됐다.

서울 입성 권리금 75억원에 대해 안양은 서울 입성금 50억원에 프로축구발전기금 25억원을 보태 총 75억원으로 구색을 맞췄고 부산 또한 연맹이 제시한 75억원에 이의를 달지 않겠다고 밝혀 양팀 모두 일단 돈 문제는 해결된 셈이다.

또한 양측 다 서울팀으로 이전시 필요한 장기 계획 등을 자세하게 담아 의향서에 포함시킴으로써 서울 입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상태.

특히 이날 의향서를 제출하러 연맹 사무국을 방문한 안양의 이재하 사무국장과 부산의 문종익 단장은 “서울 입성이 불발 될 경우 팀 해체를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일단은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서울 입성금에 대한 문제마저 털어낸 안양이 부산보다 한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와 껄끄러운 관계를 원치 않는 연맹측은 25일 오전 안양 구단을 방문해 서울 입성과 관련해 협조를 당부하는 등 일부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안양은 서울 입성금을 50억원으로 묶어 놓고 25억원을 프로축구 발전기금 형식으로 책정하며 협회가 주장하는 75억원과 여전히 이견을 보여 향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안양의 이 국장은 “선의의 경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서울 이전이 실패했을 때 결과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으며 안양의 서울행을 자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부산 또한 서울시의 일방적인 안양 편들기에도 서울 이전 의지를 굽히지 않으며 막판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부산은 서울 이전과 관련해 정식 절차를 밟아 안양에 비해 명분에서 앞선 데다 연맹의 제안을 비교적 충실히 따랐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다만 부산이 부산시로부터 구단 운영에 관한 전폭적인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일종의 `보이지 않는 시위'를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부산의 문 단장은 “부산시가 구체적인 지원에 대해 제시하지 않아 잔류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안양과의 경쟁은 이제 연맹 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며 서울행이 좌절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중도 사퇴설'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서울로 옮기면 시민구단의 길을 걷겠다"며 “부산시에는 축구를 위한 인프라가 없고 지자체의 지원도 적어 서울로 이전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당위론을 펼쳤다.

양팀의 사활이 걸린 주사위는 던져진 가운데 연맹 이사회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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