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소총 버리고 대포 장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3-25 20: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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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9차례 시범경기서 11개 홈런 ‘쾅’ 화력시위 프로야구 LG가 지난해 소총부대의 이미지를 씻고 대포 군단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LG는 24일까지 9차례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모두 11개의 홈런포를 날려 송지만(4홈런)이 가세한 현대와 함께 팀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정규시즌 133경기에서 106홈런으로 8개 구단 가운데 6위에 그쳤던 LG는 아직 시범경기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달라진 팀 컬러로 보다 화끈한 야구를 예고하고 있다.

LG가 이날 시범경기 단독 선두를 달리는 기아를 7-0으로 제압할 수 있었던 원동력 또한 일찌감치 홈런포로 주도권을 잡은 덕분이었다.

2회말 선두타자 김재현은 1회 탈삼진 2개로 기세를 올렸던 기아 선발 최용호의 4구째 공을 끌어당겨 오른쪽 폴대를 맞히는 시원한 선제 홈런을 날려 단숨에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김재현이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 넘겼다”고 밝힐 정도로 완벽하게 구사된 체인지업을 제대로 공략해 낸 타구였다.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도 박경수가 4회말 2사 2루에서 2점포를 날려 4-0까지 달아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팀 홈런 레이스를 주도했던 신인 내야수 김태완(3홈런)과 포수 조인성(2홈런) 등 하위 타선의 깜짝 활약이 아니라 5번 김재현과 톱타자 박경수가 장거리포를 거들어 상위타선의 힘을 보여줬다는 것도 고무적인 일.

이순철 LG 감독은 팀 홈런 증가에 대해 “전지훈련 캠프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면서 “배트스피드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해 왔다”고 비결을 밝혔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메이저리거 용병 알 마틴(타율 0.238, 0홈런)과 돌아온 간판타자 이병규(타율 0.087, 1홈런)가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못하고 있는 것이 다소 아쉬운 대목.

이 감독은 그러나 “중심타자들은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알아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으로 믿는다”며 별다른 우려감을 보이지 않았다.

LG 투수진에는 막강 기아 타선을 5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낸 에이스 이승호와 특급 마무리 진필중이 버티고 있어 새롭게 중무장한 타선과 더불어 올 시즌 상위권 진입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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