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7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랜드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콜리세움에서 열린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⅔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냈지만 7개의 안타를 맞고 3점을 허용했다.
박찬호는 텍사스 타자들이 오클랜드 선발투수 마크 멀더에게 산발 5안타로 단 1점 밖에 뽑아내지 못하는 빈공 탓에 잘 던지고도 1-3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박찬호는 시즌 첫 경기에서 선발 투수의 호투 기준인 6이닝 이상 투구에 3점 이하를 내주는 ‘퀄리티피칭’ 을 해냈고 7⅔ 이닝 동안 투구수 95개로 비교적 조절을 잘 해낸데다 68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져 제구력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또 직구 스피드가 시속 151㎞에 이르러 전성기 때의 위력을 어느 정도 되찾았고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적절히 배합하는 노련함도 돋보였다. 박찬호가 7⅔이닝이나 던진 것은 지난 2002년 9월8일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8⅓이닝을 소화한 이후 2년여만이다.
특히 한 경기에서 삼진 8개를 뽑은 것은 텍사스 입단 후인 지난 2002년 8월28일 볼티모어전과 타이 기록으로 뚜렷한 부활의 조짐.
작년 개막전 때 난타를 당해 7.58까지 치솟았던 방어율도 3.52로 묶었다.
박찬호는 1-0으로 앞선 5회말까지 삼진 6개를 뽑으며 오클랜드 타선을 산발 3안타로 묶어 개막전 승리투수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애슬레틱스 타자들이 박찬호의 공이 눈에 익기 시작한 3번째 타석에 들어선 6회 고비를 맞았다. 박찬호는 선두 타자 마크 캇세이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이어 2번타자 바비 킬티에게 우중간 펜스을 맞는 3루타를 내주고 이어 에릭 차베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저메인 다이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박찬호는 몸쪽 높은 볼을 던졌다가 좌월 2점 홈런을 얻어 맞았고 이는 결국 패전의 빌미가 됐다.
작년 박찬호에게 홈런 3개를 뽑아내고 6타점을 올린 다이를 상대로 조심스런 투구를 한다는 것이 스트라이크를 잡아내지 못하고 2볼로 몰린 게 화근이었다.
다이가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박찬호는 자신의 무릎을 치며 실투를 인정했다.
박찬호는 8회말 선두타자 바비 킬티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병살 플레이를 성공시켜 주자 없는 2사 상황에서 카를로스 알만자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텍사스는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한채 1-3으로 패했다.
박찬호는 12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다시 한번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