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 메이저 ‘恨’ 날렸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4-12 18: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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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언더파 ‘그린재킷’ 첫경험… ‘탱크’ 최경주 3위 필 미켈슨(미국)이 72번째홀 극적인 버디로 마스터스를 제패, 메이저 무관의 한을 씻었고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메이저대회 3위의 쾌거를 이뤘다.

미켈슨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290야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골프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합계 9언더파 279타로 정상에 올랐다.

18번홀에서 5.4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어니 엘스(남아공·280타)를 1타차로 힘겹게 따돌린 미켈슨은 이로써 메이저대회 47번째 출전만에 첫 우승컵을 안아 ‘메이저 무관의 제왕’이라는 부끄러운 별명을 벗어 던졌다.

투어 통산 23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 정상으로 장식한 미켈슨은 우승 상금 117만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랭킹 1위를 질주했고 올 들어 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2승을 올린 선수가 됐다.

크리스 디마르코(미국)와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미켈슨은 전반에만 2타를 잃어 또 한번 좌절하는 듯 했다.

디마르코 역시 9번홀까지 3오버파로 부진,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사이 엘스가 8번홀(파5)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선 것.

그러나 12년을 미뤄온 메이저 우승컵을 향한 미켈슨의 집념은 사그라질 줄 몰랐다.

15번홀(파5)에서 이날 두번째 이글을 잡아낸 엘스에 3타차까지 처졌던 미켈슨은 12번홀부터 14번홀까지 3개홀 버디를 뽑아내며 맹추격을 펼쳤고 16번홀(파3)에서 공격적인 티샷에 이어 회심의 버디 퍼트를 떨궈 마침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17번홀(파4)을 파에 그쳐 연장전이 예상됐으나 어떤 상황에서도 핀을 곧장 노리는 미켈슨의 과감성은 18번홀에서 빛났다.

3번 우드 티샷으로 깨끗하게 페어웨이 한 가운데를 가른 미켈슨은 오르막 포대 그린 왼쪽 뒤쪽에 꽂힌 핀을 향해 아이언샷을 날렸고 볼은 홀 뒤쪽 5.4m 지점에 사뿐하게 멈췄다.

동반자 디마르코가 숲을 거쳐 어렵게 4타만에 그린에 올라와 더블보기로 홀아웃하는 동안 그린을 찬찬히 살핀 미켈슨은 깊은 심호흡을 삼킨 뒤 침착하게 홀을 향해 퍼터를 내밀었다.

홀을 살짝 비켜갈 것 같던 볼은 컵 언저리를 반바퀴 휘감더니 사라졌고 미켈슨은 두팔을 지켜들고 “오! 하나님”을 외쳤다.

메이저 첫 우승을 달성한 미켈슨에게 몰린 골프팬들의 축하와 찬사 못지 않게 최경주의 선전도 돋보였다.

이날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친 최경주는 미켈슨에 3타 뒤진 3위(6언더파 282타)에 올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톱10’ 입상을 달성했다.

특히 전반 2개의 보기로 선두권에 밀려나는 듯 했던 최경주는 11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이 홀에 빨려들어가는 그림같은 이글에 이어 3개의 버디를 뽑아내는 강력한 뒷심을 발휘해 세계 골프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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