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고 열흘, 연일 신문방송에서는 경찰의 강력한 의지로 업주단속, 성매매사범 검거 등을 보도하고 있다.
요 며칠간 슬슬 “한 달쯤 하다 말겠지”, “매춘은 인류 최초의 직업인데, 근절되겠나....” 하는 회의적 사고가 등장하는가 싶더니, 더 나아가 성매매업을 강력 단속하면 경기가 침체된다는 논리까지 등장하고 있다.
언제부터 그런 걱정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성매매 여성들의 일자리까지 걱정해 주기도 한다.
성매매방지특별법은 ‘성매매방지와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알선처벌에 대한 법률’ 두 가지로, 이 법의 골자는 성매매업주의 단속과 성매매여성보호에 있다.
예전에는 경찰들이 업주의 학대에 못 견뎌 목숨 걸고 뛰쳐나온 성매매여성들을 조사하면서 “이년, 저년” 해왔다. 부당한 업주의 벌금 매기기, 소개비 명목으로 눈덩이처럼 커진 선불금 때문에 성매매여성들이 탈출이라도 하려면, 당장 사기죄에 해당되어 죄인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업주와의 지긋지긋한 선불금 문제, 채무관계도 이제는 원천 무효다.
또한 성매매 여성은 수사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수사과정에 동석하게 되어있다. 아직도 경찰의 반말, 막말은 계속되고, 동석한 현장활동가는 “아줌마”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는 성매매여성은 피해자로 보호되고, 성매매는 범죄로 처벌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성매매단속을 두고 사회 곳곳에서 은근히 걱정 아닌 걱정들이 쏟아지고 있다. 자세히 보면 그 실체는 그동안 성매매를 둘러싸고 분분했던 모든 그릇된 상식과 논쟁거리들로 대체로 다음과 같은 논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1. 대부분의 성매매는 자발적이다?
대부분의 성매매가 여성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은 남성만의 편견만은 아이다. 흔히 이런 말들을 한다.
“강남의 룸살롱을 가봐라, 그 여자들 명품을 사기 위해 즐기면서 자발적으로 술 따르고, 2차도 간다”
물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갖고 인권의 차원에서 보호하려는 여성들은 대부분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성매매라는 직업을 선택했다가 본의 아니게 업주에게 선불금을 받고, 말도 안 되는 각종 이유들로 수입의 대부분을 벌금으로 뜯기면서 더 큰 빚을 지게 되는 악순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여성들이 과연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한다면 나올 때도 자발적으로 나올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2. 성매매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킨다?
성매매단속이 성매매한 남자들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흔히 아는 윤락가에 드나드는 남자들은 대부분 비싼 룸살롱이나, 향락적인 접대문화에서 소외된 가난한 남자들이므로 이들의 구매행위를 막는 것도 성매매의 불평등현상 심화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 또한 설득력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가장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반노예적으로 살 수밖에 없는 여성들은 바로 그 곳에 가장 많다는 사실이다.
3. 음성적 성매매는 더 늘어난다?
성매매를 막으면 음성적, 변태적인 윤락행위들이 더 많이 생겨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미 생계가 막막해진 업소여성들이, ‘개인영업’을 시작했다든지 단골명단을 확보하고 사라져, 주택가 어딘가에서 계속 윤락행위를 한다든지, PC방에서 채팅으로 남성과 만나는 등의 방법으로 성매매는 그야말로 유비쿼터스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나라에서 아예 성매매를 합법화하는 ‘공창제’를 시행해야 이런 부작용들이 없어질까? 남성들의 성욕은 특별하고 절제할 수 없으니까? 성매매는 어느사회에나 있지만, 성매매의 유비쿼터스는 한국사회만의 독특한 문화현상이라고 확신한다.
술 마시고 2차, 3차 가는 남성들의 회식문화, 향락문화가 사라지면 우리사회의 성매매산업은 크게 수그러들 것이다.
4. 성매매단속은 경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성매매를 집중 단속하다 보니 시내 모텔들의 영업이 무척 부진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 은행의 막대한 빚을 져서 건축한 모텔업주들이, 대출능력이 떨어져 은행빚을 못 갚고, 그래서 가뜩이나 불경기에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우리 경제에 더욱 그늘을 드리운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포주들의 논리가 아닌가 한다. 그동안 소위 ‘여자장사’로 톡톡히 재미를 누려온 업주들은 다른 장사는 아예 생각지도 못한다.
우리가 정말 걱정해야 할 일은 성매매여성들의 미래다.
옛날처럼 선도보호시설에 수용해서 미용기술을 가르치는 시대는 지났다. 가장 필요한 것은 제대로 인간대접 받으며 상식적인 인간관계를 맺고 살 수 있도록 이 여성들에게 휴식과, 자활공간을 주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생활을 꾸려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한 달 지나면 단속의 바람도 수그러들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성매매단속은 고삐를 늦추지 말고 더욱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성매매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이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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