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몰락에 대해서는 탄핵발의, 음모론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이러한 분석들은 국민을 어리석은 존재라고 하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는 그 전제에서 벗어나 왜 민주당이 유권자들에게 참혹한 외면을 당했는가 분석해 보아야 합니다. 4.15 총선 이전까지의 한국의 정치는 국민들 개개인이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이 자기의 이익을 구체적으로 대변하고 보호해 준다는 인식보다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팀이나 야구팀 등이 게임에서 상대를 이기느냐 지느냐는 응원 수준의 정치적 지지를 했고, 그에 따른 투표성향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80년대 사회운동과 노동조합의 급격한 발달과 80년부터 시작된 졸업정원제의 채택으로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됩니다. “대학 입학은 자유롭고, 졸업은 어렵게” 라는 캐치프레이즈하에 엄청나게 많은 대학들이 생겨나고 대학생들의 숫자도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고, 이때 졸업에 대한 중압감 등과 정치적 불만으로 운동권 학생 또한 증가하게 되며 이러한 현상들이 이른바 386이라고 칭해지는 규모가 큰 중간 집단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노동조합과 진보성향을 갖는 80년대 운동권 출신뿐 아닌 이 시대에 학창생활을 보냈던 세력들은 그 이전의 막연한 정치적 행위자들과는 달리 자기들의 정치적 이해를 구체적으로 표명하게 되고 그 이익을 구현시켜 줄 정당들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민주당은 어떻게 대처하였는가를 되돌아봅시다.
민주정치는 국민의 주권을 위임 받은 대리인에 의해 국가가 운영되는 제도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정당이라는 것은 그 정당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당원들의 뜻을 정치적으로 구현하여 그 이익이 당원들에게 돌아가게 하는데 일차적인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이 점에서 현재 민주당은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려고 합니다.
민주당과 열린당의 당 운영방식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원들의 의견을 1차적으로 집약하는 대의원 선발, 또 대의원의 전체모임인 전당대회에서의 상임위원 선출, 2차적 의견의 집약과정 등 당헌의 규정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운영에서는 질적 차이가 있습니다. 언론에 간혹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 열린당은 평당원들의 권한이나 그들의 의사표현들이 보여 주듯이 개별당원의 의견이 구체적으로 수렴되고 이것이 당의 운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의견 수렴 구조가 거의 무너져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모든 여론조사에서 3%대의 지지에 맴돌고 있으며 이 또한 아직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차원의 감성적 지지자일 뿐 민주당을 통해 자기 자신의 정치적 욕구가 충족되는 것을 기대하여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볼 때 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방법은 민노당이나 열린당 보다 훨씬 더 쉽게 당원 개개인이 정치적 의사가 정당 활동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만들면 됩니다.
지금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시도지부장이 대의원을 임의로 선출하고, 중앙당에서 상당수의 대의원을 임의로 선출하여 구성되는 전국대의원 대회 방식은 앞의 원칙과 전혀 맞지 않습니다. 열린당 처럼 각 지역의 당원들이 그들의 대의원을 선출하여야 되고, 중앙당에서 임명하는 대의원의 비율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지금 모든 정당들은 원내정당화, 정책정당화의 기치를 내걸면서 중앙당은 슬림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과거보다 퇴보하여 대표를 선출하는 대의원을 시도당에서 대부분 임명하는 것은 어떠한 현실적 이유를 갖다 붙여도 민주당 스스로 ‘화석화된’ 정당이라는 것을 대외에 알리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한 요즘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이고 있는 지도체제 개편논의 역시 마찬가지로 시대착오적입니다. 정당이 당원의 의사와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권한을 잠정적으로 위임받아 정치활동을 하는 단체라고 보면, 그 정당의 목표는 당원과 지지 유권자들의 의사에 맞게 활동하여 당원과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해야 할 것임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21세기를 살고 있습니다.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의 지도부가 아닙니다. 당의 관리운영자 입니다. 이렇게 인식을 전환하여야 민주당은 당원들의 뜻을 천금처럼 중하게 여기게 되고, 당의 운영이 민주화되게 되며 그것이 민주당이 살길입니다.
지금 지도체제 개편을 논할 것이 아니라 아직도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 적극적 당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는 당의 운영시스템을 만드는데 마음을 모을 때 입니다.
지금의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당의 운영시스템을 만들고 운영의 묘를 충분히 살려서 당원과 국민의 의사에 충실히 봉사하는 것이 민주당을 살려내는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책은 될 것입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로컬거버넌스] 경남 합천군, 쌀 산업 위기 극복 팔걷어](/news/data/20251119/p1160278499965424_411_h2.jpg)
![[로컬거버넌스] 경남도교육청, 올해 ‘공동 수학여행’ 성공적 마무리](/news/data/20251118/p1160278826050924_127_h2.jpg)
![[로컬거버넌스] 부천시, 매력적인 도시공간 조성 박차](/news/data/20251117/p1160308292200179_732_h2.jpg)
![[로컬거버넌스] 전남 영암군,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사업 추진](/news/data/20251117/p1160278744105355_303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