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블루오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1-12 20: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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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INK:1} 박 대표님 연일 추운 날씨 가운데 사학법 재개정 투쟁으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정말 크게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하여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지역구에서 나름대로 계획을 짜서 1월 중에는 의정보고대회 등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여론 주도층에 개정된 사학법의 잘못된 점을 최대한 홍보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당이 단합할 때 확실하게 뭉치지 못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권을 빼앗긴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 앞에서 단합하지 못하면 정말 오합지졸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당이 어떤 결론이 나기 전에는 충분하고도 치열한 토론을 하여야 합니다. 거기서 미진하게 토론하고 할말을 남겨 두었다가 결론이 난 후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 분들 때문에 당이 분란에 쌓이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그런 분들의 충정을 저희는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 분들이 언론에 뜨기 위하여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하여 그런 행태를 보인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국회의원이고 최고위원이면 이미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신들이 발언을 하기 전에 한번이 아니라 열 번 더 생각하고 고민하는 진지함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 글로 인하여 그런 오해를 받을 것을 각오하고 노트북 앞에 앉습니다.
대표님 !
저 역시 사학법 개정 과정에서 여당이 보인 행태는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정치도의상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내용만 하더라도 개방형 이사제의 문제점 뿐 아니라, 교원의 노동운동을 허용하는 등 그간 여야가 사학법 개정 논의과정에서의 토론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것입니다. 그러니 날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법안은 반드시 재개정되어야 합니다.
저는 지역의 여론 주도층과 목사님, 신부님, 스님 등과도 사학법 투쟁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함께 해 보았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언제까지 이 장외 투쟁을 이끌고 나갈 것인가 입니다. 저는 그간 한나라당의 투쟁이 결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저희는 국민과 여당에 대하여 우리의 충분한 의지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한나라당이 그렇게 무기력한 야당이 아니다. 여당의 날치기 통과에 대하여 단호하고 확실하게 투쟁하여 결코 앞으로 국가 보안법과 같은 것을 일방적으로 날치기 할 수 없다는 강한 인식을 심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야당의 장외투쟁은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폭발적으로 계속되지 않는 한 그 열기를 계속 유지하기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조약돌을 불에 달구어 주면 금방 뜨겁지만 계속 열을 가하지 않으면 금방 식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지금 한나라당은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님께서 탄핵 후 천막당사를 전전하며 재건한 당이 정말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위기의 이유는 사학법 장외투쟁입니다. 과유불급이라고 했습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입니다. 논리적으로 보아서 아무리 한나라당이 옳다고 보아도 대한민국의 정치는 논리보다는 대중적인 감성과 즉흥성에 따라 요동치는 것을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현재 사학법 재개정 투쟁에 중대한 국면 전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학법 투쟁에서 공동 전선을 펴면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의 큰 명분을 주었던 사학법인협의회는 청와대와 정부의 서슬 푸른 협박에 굴복하여 배정거부를 철회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교육을 볼모로 사학들에게 신입생 배정거부를 권유할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이기에 오히려 환영성명을 내고 말았습니다. 어떻든 사학법 재개정의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사학법인에서 투쟁의 수위와 방향을 바꾸었다는 것은 한나라당의 향후 투쟁 방향을 선도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종교사학은 강력 투쟁을 주장하고 있고 정부는 사학비리조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곧 언론이 사정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라 사학 비리를 연일 보도하고 한나라당은 강력 반발하는 구도로 갈 경우 과연 당은 어디로 갈 것인지? 정말 꼼짝하지 못하고 외통수로 몰리는 엄청난 위기국면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다소 원내대책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박근혜 대표님
대표님께서는 그간 여러차례 한나라당이 블루오션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해 오셨습니다. 그러면 박 대표님의 블루오션은 무엇입니까?
기존의 정치판에서 경쟁자들이 이전투구를 벌리면서 싸우는 모습은 레드오션입니다. 여하튼 한국의 야당정치에서 투쟁성만을 강조하고 선명야당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레드 오션의 영역에 갇혀 있다고 평가됩니다.
당연히 박 대표님은 블루오션으로 가야 합니다. 박 대표님의 블루오션은 상생과 화합의 정치입니다. 누나같고 어머니같고 아내와 같은 부드러움의 이미지입니다. 그러한 이미지로 찢겨지고 망개진 한나라당을 이만치 재건하셨습니다. 마침내 당이 마의 40% 지지를 돌파한 데도 대표님의 그러한 이미지가 크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대표님께서는 최근 사학법 투쟁과정에서 강한 투쟁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지금 대표님의 블루오션은 사학법 뿐 아니라 최근의 민생과 관련된 여러 정국 현안에 대하여 외면하지 않고 해결하는 모습입니다. 투쟁과 대화를 동시에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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