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속의 북 미사일 문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6-21 19:18:5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송 영 길 (열린우리당 의원) {ILINK:1} 북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여부를 둘러싸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클린턴 정권 말기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의 평양방문과 조명록 북한군 총 정치국장의 워싱턴 방문에 이은 클린턴의 방북으로 일괄 타결될 수 있었던 미사일 문제가 결국 6자회담의 교착상태에서 다시 터져나온 것이다.

2005년 4차 6자회담에서 이끌어낸 9.19 공동성명을 놓고 해석, 이행상에 북미간의 시각차이가 발생하다가 미국이 북한의 위폐제조유통을 이유로 마카오에 있는 방코델타아시아은행에 대한 금융제재를 하고 북이 반발하면서 6자회담의 전망이 한 치 앞을 가릴 수 없게 됐다. 30년간 북한의 상사들과 거래하면서 국제상품거래에 필요한 업무를 제공해 온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은 미국의 제재이후 북한의 20개 은행, 11개 회사, 9명의 인사 등의 계좌를 동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DA는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져 예금의 3분의1이 빠져나갔다고 한다. 북측 자금 2400만달러가 동결됐다. 그중 600만달러는 북한 유일의 외국계 합작은행인 대동신용은행의 교역결제자금이라고 한다.

BDA에 대한 미국재무부의 금융제재는 생각보다 훨씬 북의 예민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 당국자들도 이렇게 유효한 대북제재수단이 가능한지 놀랐다고 한다. 스튜어트 래비 미 재무부차관은 뉴스위크와의 회견에서 “북한의 금융제재를 가하는 것은 눈사태와 같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효과는 이란의 경우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북은 비록 금융제재에 대해 외면상 태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심각한 경제활동의 제약을 가져오고 있는 것 같다. 북 외무성대변인은 “선군정치에 기초한 독특한 일심단결과 자립적 민족경제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사회주의 체제는 미국의 금융제재와 같은 것에 흔들리지 않게 되어 있다`고 자신감을 표하면서도 “BDA에 묵인 돈의 해제여부는 미국이 우리와 공존할 의사가 있느냐를 가늠하는 시금석이며 동결자금이 해제되어야 6자회담이 속개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6자회담과 북한의 위폐문제는 별개임을 강조하고 6자회담의 조건과 연결시키는 것을 부정하고 북의 주장을 무시하고 있다. 다급해진 북은 크리스토퍼힐을 미국으로 직접 초청해 미국의 의사를 타진하고자 했으나 미국의 거부로 무산됐다. 마지막 수단으로 대륙간탄도탄인 미사일 발사논란으로 벼랑 끝 전술을 통한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과 일본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부시 행정부의 경우 애초부터 북한의 핵문제를 절대 막아야 한다는 절실한 의지가 잘 읽혀지지 않는다. 북의 핵 활동을 동결시켰던 제네바협정의 불신에서부터 지금까지 북의 핵을 실질적으로 저지하기 보다는 교착상태를 유지하면서 미일군사동맹강화와 MD 체제 구축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북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일까. 북 외무성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우리를 적대시 하지 않고 조미사이에 신뢰가 조성돼 미국의 위협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면 단 한 개의 핵무기도 필요 없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벌써 여러차례 밝혔다. 우리는 핵 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이미 내렸으며 이것은 6자회담의 공동성명에 반영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북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김정일 정권, 즉 북한체제의 안정보장과 경제개발일 것이다. 이것을 줄 수 있는 이니셔티브는 미국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최고의 외교적 목표는 북미관계의 개선이다. 미국의 정권교체, 체제변환의 목표와 상충되는 지점이다. 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생각은 북의 체제변화와 정권교체는 북한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 북을 소외 고립시키지 말고 국제경제에 편입시키고 경제적 변화발전을 통해 개혁, 개방의 길로 유도하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게 하는 것은 핵 활동의 동결과 핵물질의 외부유출방지 그리고 위폐, 마약, 납치, 테러 등과 같은 국제사회의 범죄행위에 북이 공모하거나 관련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스스로 이를 입증하도록 해가는 것이다. 그래서 북위폐문제 처리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계좌 동결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6자회담 재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 상태에서 북은 미사일 발사감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이 비록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더라고 미사일 기능은 유사하고 대륙간 탄도탄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북의 미사일 발사는 바로 미, 일의 군사동맹 강화와 MD 체제에 일본편입과 중국과 동북아 군사긴장으로 나타난다. 미국의 대중국포위망 구축을 위한 베트남, 몽골 등의 외교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북이 진정으로 체제보장을 받으려면 자신의 국민들을 먹고 살게 만들면서 자국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이다.

모든 문제를 미국으로 돌리고 미국과 대결에서 체제를 보장받으려는 것처럼 단편적인 사고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이 석유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군사전략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고 더구나 대한민국과 분단된 상태에서 미국이 북을 공격해야 할 경제적 이윤동기, 군사전략적 가치가 과연 있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북이 스스로의 덫에 걸려 군산복합체의 동북아 군비경쟁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내부적 개혁, 개방으로 나와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위 글은 시민일보 6월 22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